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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박스권에 머무는 현대차, 주가 회복 열쇠는

현대차, 52주 신고가 세운 이후 17% 가까이 주가 빠져
전기차 경쟁력,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핵심’
명운 걸었지만...신통치 않은 아이오닉5, 중국 내 경쟁도 치열

[FETV=김현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애플카 이슈에 반짝 상승 이후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장착한 아이오닉5를 출시하며 미래비전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경쟁력 확보와 중국시장 내 자존심 회복을 주가 회복의 ‘열쇠’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도약하지 못하면 횡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올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던 만큼 시장의 기대를 모았지만 상반기까지 현대차의 영향력 확대는 보이지 않았다.

 

 

◆성장동력 사라진 현대차, 전기차·중국이 ‘열쇠’=현대차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3일 22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거래일 동안 5500원 증가하면서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지난 두 달 사이, 20만원 중반대의 박스권에 머물고 있어 상승동력이 사라진 상태다. 당초 현대차는 지난 1월11일, 애플카 이슈에 26만7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세웠지만 이후 16% 이상 감소한 상태다.

 

‘노조리스크’가 사라지는 호재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주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말, 임금협상에 합의하면서 파업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10년 만에 3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했던 것이다. 당시 합의안에는 정년 연장을 담지 않아 인건비 부담이 크게 줄었지만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강성노조였던 만큼 생산차질 우려가 사라지는 긍정적 이슈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주가 회복의 열쇠는 친환경차의 점유율 확대와 중국에서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점유율의 경쟁이 심화되고 중국 판매부진, 핵심부품 공급 부족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어 주가가 힘을 못 받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가시성과 전기차 점유율 회복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들의 순매수로 나타나야 박스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운’ 걸린 아이오닉5, 테슬라에 비하면...=현대차는 지난달 총 30만990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수치로 해외판매량은 증가했지만 국내 판매가 22.6% 하락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1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반도체 부족현상에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전기차 아이오닉6를 생산하기 위한 생산라인 변경에 ‘국민차’로 불리는 쏘나타와 그렌저의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7월 전체 판매량은 올해 첫 역성장을 나타냈지만 친환경차 판매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는 총 15만7000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72.9% 증가한 것으로 이 가운데 전기차의 비중은 2.3%에서 4.3%로 늘어났다. 현대차도 첫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앞세워 46.2% 늘어난 7129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를 장착한 아이오닉5는 그룹의 명운이 걸린 차량으로 평가된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내연기관차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기로 하면서 전기차의 판매량이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E-GMP가 적용된 전기차는 배터리 셀과 모듈의 표준화를 진행해 SUV, 세단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고 18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지만 테슬라에 비하면 현대차의 입지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는 테슬라가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1만대를 넘긴 총 1만162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비교하면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 3월부터 양산된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5700대로 집계됐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불균형에 생산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성장 커지는데...현대차 주춤=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강자를 차지하려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중국 내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127만1958대로 단일 국가로는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2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지난 1분기 18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줄어든 수치지만 2019년부터 쌓인 영업손실 규모만 2조원에 육박한다. 점유율은 0.4% 떨어진 1.9%에 그쳤다. 중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해 전기차 비중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차가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한 만큼 중국 시장의 점유율 확대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BEV)는 총 97만740대다. 이 가운데 중국 전기차업체인 우링홍광의 홍광미니가 18만대 넘게 팔리면서 1위를 차지했고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가 각각 2, 3위로 나타났다. 4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중국 자동차 기업이 뒤를이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아이오닉5 등 그룹의 전기차를 중국에 선보이며 적자 탈출에 나섰지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올해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은 상태다. 중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00% 가까이 회복됐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올해 56만2000여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지만 상반기 판매량은 33%에 불과한 18만7639대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3.5% 상승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31% 줄어든 수치다. 신형 아반떼(현지명 이란터)와 투싼, ix35 등 SUV 차량이 약진했지만 세단과 전기차 '미스트라‘(현지명 밍투)의 부진이 뼈아팠다.

 

구성중 카카오페이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주요 완성차들의 주가는 신고가를 기록했고 완성차들의 전동화 계획이 앞당겨지면서 전기차 시장 내에서 완성차들의 경쟁력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차 트렌드는 전용 전기차를 기반으로 FOTA(펌웨어 무선업데이트)를 구현하면서 SW 경쟁력이 미래의 브랜드 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멀티플 확장은 아이오닉5와 EV6의 글로벌 판매성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