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서윤화 기자] "고객의 평생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지속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할 것이며, 그룹 내 보험계열사의 역할이 향후 강화·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KB금융 컨퍼런스콜에서 이환주 부사장)
KB금융그룹이 올해 하반기 보험부문 계열사 간 협업 강화와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나서 금융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KB금융 보험계열사로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KB손해보험이 있다. KB금융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유독 보험부문은 부진했다.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연결기준 1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개별기준으로도 14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작년 상반기 대비 2배가 넘는 호실적이다. 다만 KB금융 내 생명보험사인 KB생명은 올 상반기에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또 KB손해보험은 희망퇴직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1429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상반기 실적발표 후 열린 'KB금융 컨퍼런스콜'에서 상품, 채널, 조직 등 보험 부문의 모든 면에서 협업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운영 방향성을 밝혔다. 이에 따라 KB금융 보험계열사 간 상품판매 협업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산운용 등 보험상품 외적인 면에서도 계열사 간 시너지를 이루며 실적 견인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먼저 보험사 간 전속채널의 교차판매 활성화와 함께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의 협업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KB금융 보험계열사들의 협업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KB손보와 푸르덴셜생명의 교차고객 수는 작년 4분기 14만5000명에서 올 2분기 15만6000명으로 7.58% 증가했다. KB손보와 KB생명 간 교차고객수는 작년 4분기 10만9000명에서 올 2분기 12만명으로 10% 증가해 생보사와 손보사의 지속적인 교차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KB손보의 GA채널 매출 합산금액도 상승세를 보였다. 세 보험사의 GA채널 매출 합산금액은 2018년 523억에서 2020년 767억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협업은 KB금융 보험계열사들의 순익 격차가 큰 데 따른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푸르덴셜생명은 선방했지만, KB생명은 적자전환했고 KB손보는 이익성장에 실패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저축성 상품 판매 증가와 신계약비 감소 등으로 보험 손익이 개선됐고 주식, 채권 등의 비중 조절로 투자손익도 확대돼 순익이 늘었다. 또 KB손보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자동차 통행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분기 대비 2.5%포인트(p) 개선된 효과를 누렸다. KB생명의 손실은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KB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 등 설계사 수수료 지급 규모가 큰 상품이 많이 판매돼 일시적으로 순손실이 발생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신계약이 늘어 수익면에서 긍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보험사들의 상품 판매 협업 외에도 자산관리(WM)서비스를 고도화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계열사인 KB자산운용과의 협업으로 더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보험 및 증권에 있는 인력과 지원 부분에서 시너지를 창출해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호실적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손보 관계자도 "하반기에는 올해 경영 전략상 추진했던 '가치 경영'을 기반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실적 반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