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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모펀드 사태' 막는다...'고객 제일주의' 선언

미래에셋 "상품 선정서 평가까지 전 과정 강화"
한투증권 "부실 펀드 판매 시 원금 전액 반환"

 

[FETV=이가람 기자] 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을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를 덮친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 등 고위험 상품의 불완전판매 방지와 적극적 보상을 통해 '고객 제일주의' 실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포문을 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소비자의 진정한 가치를 위한 고객 동맹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미래에셋증권 사장단은 물론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및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들이 참석해 고객중심의 투자문화를 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금융업의 가치가 고객 신뢰로부터 시작되는 만큼 책임감 있는 경영을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계열사 상품이라는 이유로 특별대우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상품만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상품 선정 기준을 강화해 부실한 상품이 투자시장에 등장할 수 없도록 저지하는 동시에 모든 자료를 공개해 투명성과 윤리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상품 라인업에서 계열사 상품이 약 7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7월 1일부터 상품선정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변경하고, 펀드평가기관 네 곳에 금융 상품에 대한 평가를 맡기기로 했다. 평가사들이 최근 3개년 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량평가를 마치면 미래에셋증권의 고객자산배분위원회에서 운용사의 안정성, 리스크 관리 능력, 시황 적합도 등을 정성평가해 B등급 이상의 우량 펀드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그룹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공모펀드는 1280개로 집계됐다. 기준에 미달한 펀드를 개편해 500개가량의 상품만 남길 계획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운용 사장은 “개선된 상품 심사 기준에 따라 판매 탈락 상품도 나오겠지만 약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운용 경쟁력과 직업윤리를 높여 장기적으로 운용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용단을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온라인 긴급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부실 사모펀드 판매 시 투자자들에게 가입금 전액을 돌려주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는 것이 골자다. 판매사의 역할이 보다 강조된 결단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판매책임 소재가 있는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 기준을 세웠다”며 “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부실 상품 가입 고객 전원에게 투자 원금 10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사모펀드 중 전액 보상이 이뤄지는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삼성젠투, 팝펀딩 헤이스팅스·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다. 총 판매액은 약 1584억원이다. 앞서 일부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을 반환한 바 있어 앞으로 남은 보상 금액은 약 805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부 보상 기준도 개정됐다. 단순 불완전판매 뿐만 아니라 ▲설명서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설명서상 누락 위험 발생 ▲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 최근 사모펀드 사태의 주요 발생 요소를 포함시켰다. 사모펀드 뿐만 아니라 공모펀드에 대한 손실도 투자설명서 내용과 펀드운용 내역이 다를 경우 보상 대상이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팝펀딩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한 면피용 대책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 측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만약 그런 의도라면 금감원 심의 도중 발표했을 것”이라며 “금융상품 시장의 선진화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