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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슈+]신세계 '정용진' vs 롯데 '신동빈', 이베이코리아發 '쩐의 전쟁' 승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 롯데와 신세계 나란히 참전
인수시 단숨에 쿠팡, 네이버 추격...이커머스 판도변화
이마트, 인수전 대비 자금확보 박차...담보대출 검토

 

[FETV=김윤섭 기자] 이베이코리아發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쩐의 전쟁'에 나선 전사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다. 정 부회장과 신 회장은 최고의 라이벌인 동시에 용호상박의 관계다.

 

신세계와 롯데 등 각 그룹측에선 서로 승리를 확신하지만 '최후의 승자'를 100% 예측하는 전문가는 없다. 정 부회장과 신 회장의 맨파워는 물론 이베이코리아를 향한 인수 의지도 막상막하다. 정 부회장과 신 회장의 이베이코리아發 '쩐의 전쟁'이 유통가는 물론 재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이유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새주인이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이 유통업계의 전통 라이벌인 라이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간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최대 5조원에 달하는 ‘쩐의전쟁’에서 누가 주도권을 갖게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등 선두권에 위치한 회사들이 올해 막강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어 단숨의 이커머스 업계 상위권에 돌입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온라인 경쟁력에서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롯데와 신세계 참전...이베이본사 15일 오전 이사회 개최=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현지시간 15일 오전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이베이코리아 매각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주관하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이 지난 7일 본입찰을 연 결과 신세계(이마트)와 롯데(롯데쇼핑)만이 참여했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보완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앞세워 네이버와 손잡고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해 투자적격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됐던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SK텔레콤은 결국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은 지난달 14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예비실사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숏리스트에 올랐던 기업들이 시간을 더 달라는 요청한 데 따라 미뤄졌다. 이베이코리아가 몸값을 최대 5조원까지 평가받는 등 이번 인수전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베이코리아가 약 10여년간의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이커머스 업계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3위, 오픈 마켓으로는 1위 업체다. 시장점유율 12%를 차지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새주인이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의 패권이 달려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 롯데, 신세계 모두 이커머스 강화 총력...인수시 단숨에 쿠팡, 네이버 추격=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롯데온과 SSG닷컴을 필두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으나 점유율 확대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단숨에 선두권에 돌입하겠다는 것이 두 회사의 전략인 셈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의 거래액은 약 7조6000억원이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규모로는 네이버만큼 커진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의 e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어떤 회사와 결합해도 당장에 네이버·쿠팡과 경쟁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는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달 12일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면서 롯데온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온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롯데온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SSG닷컴과 더해 단번에 온라인 시장에서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만큼 쉽게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는 올해 네이버와의 지분교환을 시작으로 W컨셉 인수,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인수전 참여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느 기업보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의 협업과 W컨셉 인수 등은 현재 SSG닷컴과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최근 올해 지분교환을 진행한 네이버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두 회사는 모두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었다. 최근 미국 증권 시장 상장으로 5조원 실탄을 장전한 쿠팡 등에 맞서 유통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두 기업이 힘을 합치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 인수 실탄 확보 박차...최대 5조원 몸값 변수는 여전=이에 두 회사 모두 실탄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5개월 동안 확보한 실탄만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2조7000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 이마트는 본입찰 이후 시중은행 두세 곳과 하남 스타필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최대로 마련해야 하는 금액인 5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마트는 이번 계약 이전에도 1조5614억원에 달하는 현금자산을 마련해 놓았다. 지난해 3월 가지고 있던 마곡부지를 8000억원대에 매각하고 그해 7월 장충동부지를 계열인 신세계백화점에 636억원에 매각했다.

 

올해 4월에는 이마트 가양점을 매각 후 해당 부지를 임차하면서 6820억원에 달하는 현금 자산을 조달했다. 이마트 또한 롯데와 마찬가지로 본사 건물 등을 포함해 이마트 소유 전국 매장을 모두 유동화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가격에 대한 차이는 여전히 변수다. 롯데와 신세계가 제안한 금액이 이베이 본사가 희망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하면 매각이 불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최대 5조원에서 최소 4조5000억원 정도로 몸값을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4조원 안팎을, 롯데그룹은 3조원 초반대의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를 남기고 매각하거나, 예비입찰에만 참여했던 MBK파트너스가 막판에 가격을 높인 카드를 내밀며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60조, 내년에는 200조규모를 바라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 정도의 회사를 놓칠 경우 닥칠 후폭풍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두 회사의 고민이 매우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61조원을 기록했고, 이를 기준으로 한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약 12% 수준"이라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업체는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단숨에 3위 업체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업 내 이커머스 경쟁 구도 변화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쇼핑은 롯데온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고, 이마트는 SSG닷컴 외의 비식품 부문 몸집을 키워야 하는 과제가 있는 만큼 인수 후 시너지 및 구체적인 전략 방향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