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정경철 기자] "실적 반등을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라"
반도건설이 '프로경영자' 박현일 사장의 지휘아래 실적 반등을 노린다. 작년 창업주 권홍사 전 반도그룹 회장이 물러나며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했다는 평가를 받는 최고경영인(CEO)다. 박 사장은 올해 4년차 CEO로서 소규모 정비사업, 공공 및 민간공사, 해외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박 사장은 건국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줄곧 건축공학과를 전공하며 박사 과정을 마친 건축전문가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입사후 주택사업 분야를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건설통'으로 불린다. 삼성물산 재직 당시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기획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 받은바 있다. 이후 반도건설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1년6개월 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박 사장의 리더십 아래 주력사업인 주택사업은 오랫동안 '효자' 역할을 톡톡히했다.
반도건설은 최근 부동산 호황에 따른 자체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실적이 올랐고, 올해 자산 5조원이 넘으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반도건설은 자체사업 시행을 위한 민간 토지매입을 통해 지난해 자산 4조3903억원에서 올해 5조5850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주사인 반도홀딩스는 토지 및 건물 등의 유형자산이 지난해 1623억원에서 2348억원으로 약 50% 증가했다.
최근 몇년 동안 공공택지 물량 감소가 이어지며 반도건설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 2019년 들어 반도건설은 공공택지를 한 곳도 확보하지 못해 시장의 많은 우려를 낳았다. 기존의 반도건설은 국내 신도시에서 공공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대해왔다. 이전의 성장방식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수반됐다. 작년은 반도건설 설립 50주년으로 ‘사업 다각화의 원년’이었다. 조직개편 진행으로 공공토목·해외개발사업·레저사업 등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 사장은 전통적 효자인 도시정비사업 수주 외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에 힘을 쏟았다. 국내외에서 활로를 찾기위한 노력이 지속됐다. 반도건설은 작년 1월 미국 LA한인타운 ‘더 보라 3170’ 주상복합 프로젝트 착공에 들어가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자체사업. 공공토목공사 수주 등에서 틈새공략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반도건설은 작년부터 공공공사 수주를 잇달아 성공, 저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공공공사입찰제도 업체 평가 기준에서 비중이 큰 평가기준 중 하나인 '경영상태'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시장 호조로 자체사업이 실적을 견인해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잇따라 '알짜'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최근에는 기세를 이어 세종특별자치시 2-4생활권에 위치한 삼성생명 신축공사 수주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아주대학교 종합실험동 건립공사'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존의 대규모 주택수주 사업 대신 틈새공략에 성공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창립 50주년 이후 기존 주택사업 외 민간개발사업, 도시정비사업, 해외개발사업, 임대주택사업, 레저사업, 신사업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반도건설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SOC 및 민간 수주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ESG경영도입 이후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공공SOC, 민간공사 및 재개발재건축 수주, 복합건축물 등에 적극 참여해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추후 반도건설의 다양한 사업확장을 예고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4위를 기록중인 반도건설은 작년 수주호황기에도 전년 13위에서 1계단 떨어진 순위를 기록했다.
박 사장은 올해부터 국내외 시장을 거점으로 한 사업다각화와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은 이를 통해 반도건설 실적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야심이다. 소규모 정비사업과 해외 건설시장 진출 등 투트랙 전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반도건설 박 사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