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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갈 길 바쁜데" 현대제철,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곤혹’

철광석 가격 올라도...1분기 ‘턴어라운드’ 예고, 흑자전환 확실시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車 생산 줄줄이 중단…후반산업 긴장

[FETV=김현호 기자] 1분기부터 ‘어닝서프라이즈’가 예고된 현대제철에 변수가 발생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으로 완성차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후반산업인 철강업계에 도미노 타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가 잇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량 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사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현대제철, 실적부진 뒤로하고...‘턴어라운드’ 예고=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조233억원, 영업이익은 7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1%, 78% 감소한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1.2%p 줄어든 0.4%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수요산업이 위축되면서 전체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은 2113만여 톤으로 2014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9일,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71.9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대비 100% 이상 상승한 수치로 189달러까지 치솟았던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원가부담이 커진 것이지만 현대제철은 1분기부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투입단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국내유통가격 상승과 예상 대비 양호한 판매량에 실적개선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분기에 17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297억원) 대비 흑자 전환되는 것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2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로 車 생산 위축…현대제철 실적은 어떻게 흘러갈까=시장 분위기는 우호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부족에 후반산업까지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는 현대제철 입장에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NXP와 인피니온 등은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자 모바일, PC, 서버 반도체로 생산라인을 전환했다. 하반기에는 자동차 수요가 살아나면서 완성차업계가 반도체 주문을 늘리기 시작했지만 재택근무와 펜트업(pent up : 억눌린) 수요가 올해까지 폭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 일정이 줄줄이 연기돼 수급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줄줄이 공장 가동을 중단해 자동차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2~13일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해 쏘나타, 그랜저 등 2000여대의 생산이 미뤄졌고 이날부터 20일까지 또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멈춰 이달 생산계획을 1만대에서 2600여대로 수정했다.

 

또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테슬라 등도 공장을 멈추기 시작했고 이달 초 주문이 많은 차종부터 반도체를 집중 투입해 생산을 이어왔던 기아도 미국 조지아주(州) 공장 가동을 중단시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현대제철은 총 14개의 SSC(Steel Servic Center) 법인을 통해 현대차·기아 등 해외 생산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지난해 미국 법인의 매출이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제철이 현대차의 유럽과 중국, 인도 등 국내외 법인을 통해 기록한 매출은 1조670억원에 달했다. 기아의 글로벌 법인에서 발생한 매출(4295억원)을 합산하면 현대차·기아에서만 총 1조4965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또 중국의 베이징과 톈진, 미국, 인도 등 주요 SSC 법인의 매출은 1조661억원에 달했다.

 

수급불균형이 장기화 되면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분기에만 130만여대의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공급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의 조명등과 핸들, 에어백, 전·후방 카메라 등에 사용돼 하나라도 부족하면 자동차 출고가 불가능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물량 조절이나 재고 변동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수급 불균형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문제가 생실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