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삼성중공업, 수주 대박에도 ‘흑자경영’ 불투명

6년간 누적적자만 4.2조원…지난해 영업이익률·부채비율 모두 악화
수주릴레이 이어가는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쓸어와 1Q에만 65% 달성
선가 오르고 있지만 2008년에 60p 뒤져…철강업계는 납품가 인상 조짐

[FETV=김현호 기자] 6년 연속 적자를 이어온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 만에 수주목표 달성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선사들의 발주 물량이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된 것이다. 눈에 띄게 확대된 ‘수주 릴레이’는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목표 달성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7년 만에 ‘흑자 경영’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하지만 수익성 부진과 철강가격 협상은 삼성중공업 입장에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삼성중공업을 바라보는 올해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다.

 

 

◆6년 연속 손실 누적적자만 4.2조원=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8603억원, 영업손실은 1조5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000억원 가량 확대되면서 삼성중공업은 6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진 적자규모만 4조2500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은 -8.39%에서 -15.37%로 악화됐고 부채비율은 159%에서 247%로 확대됐다. 장기차입금만 1조988억원으로 전년대비 154% 이상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당기순손실도 1조3153억원에서 1조4926억원으로 커졌다. 종속기업인 나이지리아 합자조선사(SHI-MCI FZE)에서 순손실이 두 배 이상 늘어난 322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역대급 수주릴레이 하고 있지만...선가·원가 부담 높아=지난해 삼성중공업은 54억6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84억 달러)대비 65%를 달성했다. 경쟁사인 한국조선해양(91%)과 대우조선해양(78%)보다 못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역대급 수주 릴레이로 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6일,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하며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수주액은 2조8000억원에 달하며 1분기에만 총 42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78억 달러)의 65%를 달성했다. 이에 따른 수주잔고는 258억 달러까지 확대돼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발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삼성중공업은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산 인플레이션과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로 선주나 해운사는 발주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조선사 도크(선박을 조립하기 위해 만든 대형 웅덩이)가 채워져 가고 있고 아직 선가가 급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주들의 발주 경쟁은 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낮은 건조 가격, 철강업계가 일제히 철강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발주 쇼크에서 2020년 하반기에 긴급하게 수주한 일부 선종(유조선)의 수익성이 부진하고 강재(鋼材)가격 인상 가능성을 감안하면 2021년 연간 흑자전환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30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5p 이상 올랐고 올해에만 5번째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를 뜻한다. 하지만 금융위기 직전 신조선가지수가 190포인트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원재료값 상승에 따라 철강업계가 올해 조선용 후판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초, 톤당 83.16 달러를 기록했던 철광석 가격은 올 3월 말에는 이보다 92.7% 증가한 160.27 달러를 기록했다. 후판 유통가는 같은 기간 톤당 68만원에서 86만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릴레이는 상반기까지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을 올리려 하고 있지만 신조선가 지수가 부담으로 남아 있는 만큼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