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한 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E-GMP를 통해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히며 친환경차 시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지난해 해외 판매량이 전년대비 20% 줄어든 현대차는 주가가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도 테슬라의 독주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의선 회장의 ‘빅피쳐’가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판매량 감소불구 주가 치솟은 현대차…왜?=현대자동차가 지난 4일 2020년 12월 자동차 판매량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78만7854대, 해외 295만5660대 등 총 374만3514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시장은 전년대비 6.2% 증가한 반면 해외 판매량은 19.8% 줄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하자 해외 딜러망이 마비되면서 판매량 감소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 주가는 20만원을 넘기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일, 전 거래일보다 1만5500원 오른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 주가가 20만원을 넘긴 건 지난 2014년9월17일 이후 2302일 만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등 미래차와 모빌리티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이오닉5의 기반이 된 현대차 콘셉트카 45 [사진=현대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101/art_16098925501972_33c558.png)
이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현대차가 올해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차량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춘 E-GMP는 20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부품수가 60% 줄어들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대차는 콘셉트카 '45' 기반의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아이오닉 5를 상반기에 판매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E-GMP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회장은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돼야 한다”며 “E-GMP에 기반한 신차 출시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매력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자동차시장 거대해지는데...테슬라 독주 막아낼까?=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대차에 비해 판매량은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고 주가는 무려 700%가 올랐다. 완성차업계는 올해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놓칠 경우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타도’ 테슬라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판매량은 지난해 49만9550대를 달성하며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4분기에만 전분기 대비 29.6% 이상 늘어난 18만570대를 판매해 분기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고 생산량은 처음으로 50만대를 넘겼다. 자동차업계의 총수요가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의 독주가 굳건했던 것이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의 모델3는 지난해 11월까지 30만488대가 판매됐다. 이는 2위인 상하이GM우링의 홍광미니EV 판매량보다 250% 높은 수치이며 5위를 기록한 현대차의 코나EV 판매량(5만3062대) 대비 24만7000여대 앞선 것이다. 또 시장점유율은 1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가격은 낮추고 생산량은 끌어올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기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30만대에서 2023년에는 3730만대, 2024년 4740만대, 2025년도에는 5660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E-GMP를 앞세워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56만대, 영업이익률(OPM)은 8%로 설정했고 빨라진 전기차 시대를 반영해 100만대의 판매도달 시점은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8년으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