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자동차 시장에 따뜻한 훈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의 사태 장기화로 꽁꽁 얼어 붙었던 자동차 소비심리가 하반기부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외부활동과 해외여행이 힘들어지면서 보상심리와 펜트업(억눌린) 수요 등이 자동차 구매로 이어졌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최근엔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감까지 증폭되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가 코로나19발 불황에도 불구하고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등 각 자동차 회사들은 내년 실적 회복을 발판삼아 재도약한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일까. 각 업체마다 자동차 연구개발과 마케팅 준비가 활발해졌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등은 제각각 2021년형 신차 모델을 줄줄이 출격 대기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도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2021년 자동차 시장의 승부처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E-GMP 나온다“…재도약 준비하는 현대차그룹=2021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춘 E-GMP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뜻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E-GMP를 장착해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 기반의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아이오닉 5를 출시한다. 현대차의 기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출시한 것으로 아이오닉5는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동국 전 전북현대모터스 선수에게 은퇴선물로 직접 전달한 스타렉스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후속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E-GMP 기반의 제네시스JW(프로젝트명)를 공개해 선보일 계획이며 제네시스 차량의 파생 전기차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고성능 모델 아반떼 N과 코나 N 등도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를 2015년 4세대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신형 스포티지 모델은 가솔린, 디젤과 함께 하이브리드 라인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반기에는 준대형 세단인 K7를 3세대 모델로 탈바꿈 시켜 공개할 예정이다.
◆기사회생한 완성차업계, 잇따른 모델 출시 예고=지난주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은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4~5개 차종과 완전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쉐보레는 전기차 신모델과 볼트EV의 부분변경 모델 등 2개 차종 이상의 신차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는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한 주력 모델은 연식변경을 단행할 계획이며 대형 SUV의 경우 트래버스와 중형 이쿼녹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쌍용자동차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첫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100을 코란도 플랫폼을 장착시켜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상품성 개선 모델과 부분변경 모델도 2∼3개 선보일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기존 차종의 연식 변경 모델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 신차 ‘러쉬’=수입차 브랜드도 잇따른 라인업 출시로 고객 찾기에 나선다.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인 EQ를 중심으로 순수 전기차 EQA와 대형 럭셔리 세단 EQS를 출시해 전동화 모델을 강화한다. 올해 9월 공개된 고급차 브랜드 S클래스는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이바흐 최초의 SUV인 마이바흐 GLS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BMW그룹은 2도어 스포츠 쿠페인 뉴 4시리즈와 고성능 모델인 M4 및 스포츠 세단 뉴 M3 등 10종의 BMW 및 미니(MINI) 신규 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뉴 M3와 M4는 1분기 출시될 예정이며 2분기에는 1시리즈 라인업의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인 M 135i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니는 내년 3분기에 3도어와 5도어 해치백, 컨버터블 부분변경 모델이 들어올 예정이며 특히 4분기에는 순수 전기차 iX와 X3 기반의 iX3, 뉴 2시리즈 쿠페 등도 출시될 전망이다.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은 내년 산하 4개 브랜드에서 전기차를 포함해 20종 이상의 신차와 부분변경,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기로 하기로 했다. 쿠페형 전기차 모델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등 아우디 차량은 총 17종이 출시될 예정이며 폭스바겐은 3종의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버전인 e-트론은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벤틀리는 벤테이가 V8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신형 플라잉 스퍼 V8도 함께 선보인다. 캐딜락은 준중형 SUV XT4와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 완전변경 모델등 2개 이상의 차종을 수입할 예정이며 포드는 2021년 출시 모델 가운데 가장 큰 SUV인 익스페디션을 선보이기로 했다. 정부가 내년 6월까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을 예고하면서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2021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개소세 인하율은 기존 30%를 유지하고 100만원 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