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하나은행이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해 변화를 꾀했다. 소비자 위험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전문가를 수장으로 영입하는 등 소비자보호 부문을 강화했다. 또 조직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의 부서 중심의 조직을 ‘팀(Unit)’ 조직으로 바꿔 의사결정 과정을 대폭 줄였다.
하나은행은 ‘넥스트 2030, 빅 스텝(NEXT 2030, Big Step)’ 전략 추진을 위한 2021년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빅테크 기업은 적극적으로 금융업 진출하고 있고, 고객의 금융 이용방식이 바뀌는 등 금융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 금융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보호를 실행해 나가기 위해 이번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그룹장으로 외부에서 여성 전문 인력을 영입해 소비자 위험 관리를 시행키로 했다.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장으로 선임된 이인영 그룹장은 연세대 법학과, 서울대 법학박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이사 등을 거쳤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하나은행의 소비자보호그룹은 기존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손님행복그룹’과 소비자리스크관리를 담당하는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 등 두 개의 그룹으로 확대된다 두 그룹 모두 여성 임원이 그룹장을 맡게 돼 보다 섬세하게 손님 우선 경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의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하나금융지주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시 정관 개정 작업을 통해 이사회 직속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손님 우선 경영 지원을 위해 기존에 기획·예산을 담당하는 경영기획그룹과 인사·업무지원을 담당하는 경영지원그룹을 통합해 ‘경영기획&지원그룹’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영업 지원 기능을 한 그룹에서 총괄해 영업 현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신설된 경영기획&지원그룹 내 ‘경영전략본부’에는 조직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담 부서인 ‘ESG기획 섹션’도 새로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의 ESG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ESG 경영 실천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역할 수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팀 중심의 조직체계로 개편된다. 업무체계의 중심을 상위 조직인 부서에서 팀중심으로 전환하고, 부서장이 보유하던 전결권을 팀 리더에게 이양해 실무자가 능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기존의 부서는 역할을 축소해 공통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 ‘섹션’으로 변경해 운영한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 단계를 ‘팀 리더-임원-최고경영자(CEO)'로 간소화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다양한 아이디어 활용, 효율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미래금융, 리테일, 자산관리 등 기능 중심으로 분리돼 있던 조직은 손님 중심의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한다. 손님의 금융 여정을 중심으로 상품, 채널, 마케팅, 고객관리 등 다양한 기능이 매끄럽게 전달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사업,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T)이 융합된 다기능 팀(Cross-Functional Unit)을 일부 구성해 운영하고, 운영방식을 최적화한 후 은행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임원인사로 본점의 조직을 기존 18그룹, 1연구소, 19본부(단)를 15그룹, 1연구소, 17본부(단)으로 대폭 줄였다. 박승오 여신그룹장과 박지환 기업투자금융(CIB)그룹장은 각각 전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했고, 김기석 서초영업본부장은 중앙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무로 승진했다. 정민식 호남영업그룹장 겸 광주전남영업본부장도 전무로 승진했다. 또 영업 현장의 성과 우수 관리자 및 핵심역량 보유자를 발탁해 본부장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변경된 조직구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 효율화 등 변화관리를 추진할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하고 유연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