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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삼성 이재용의 연말 3대 키워드는?...재판·승진·인사

2020년 마감 앞둔 이재용 부회장, 정기인사 시즌에 사법판단 겹쳐
구속여부 결정되는 뇌물공여 재판, 최종 변론기일 12월21일 예고
삼성 준법감시위 실효성 여부 최대 쟁점, 7일에 위원들 의견 청취
“삼성에 회장 타이틀 없다”고 했던 이재용, ‘셀프 승진’ 이뤄지나
김기남·고동진·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방, 2일 임기 연장

[FETV=김현호 기자] 주요 대기업의 정기 인사가 잇따라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에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셀프’ 회장 승진과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방의 연임 여부 등 굵직한 이슈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관한 공판도 이번 달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만큼 삼성의 연말이 뜨거워지고 있는 모양새다.

 

 

◆재구속 여부 가리는 파기환송심, 내년 초 선고공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뇌물공여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두가지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지난해 8월 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뇌물공여 혐의는 이번 달을 끝으로 최종 공판이 마무리 된다.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최종 변론기일과 관련, “다음 달 21일에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통상, 최종 변론 이후 선고까지 1개월 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월에는 최종 판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법원이 뇌물 적용 금액을 항소심보다 2배 이상 늘렸기 때문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평가에 따라 집행유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가 “준감위 제도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준감위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등 3인으로 구성된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서를 3일 송부 받고 7일에는 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석이지만... 사법리스크 부담에 셀프 회장 승진 없을 듯=이번 연말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다. 현재 삼성의 최고 직함은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이 갖지만 지난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삼성의 공식적인 회장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삼성에 수장자리가 공석인 모습은 격(格)에 어울리지 않지만 이 부회장의 셀프 승진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삼성에 회장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바 있다. 국정농단 항소심 재판이 열렸던 지난 2017년 12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삼성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이 부회장이 직접 언급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상속, 사법문제 등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약속을 어기고 회장으로 승진하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실질적인 회장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이사회에 공식 직함이 없어 무리한 승진을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 등기임원 가운데 상근이사로 재직 중인 임원은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5명으로 이 부회장의 이름은 없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에 대한 부담으로 삼성전자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도 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모두 유임=2일부터 시작된 삼성 계열사 인사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부문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방의 교체 여부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김기남 부회장(DS부문장)과 고동진 IM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등 3명의 각자 대표이사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의 임기는 모두 내년 3월22일까지로 정기 인사 대상자다. 

 

삼성전자는 2일, 3인의 대표이사를 모두 유임하면서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감한 쇄신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3인의 부문장은 각각 권오현 회장과 신종현, 윤부근 부회장의 후임으로 지난 2018년부터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대표이사 3인방은 세대교체를 위해 물러날 수 있다는 시각과 안정을 위한 유임이 이뤄질 것이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세대교체를 위한 ‘60세 퇴진룰’을 적용하고 있는데 김기남 부회장은 1958년생으로 내년에 63세가 된다. 또 1961년생 동갑내기인 고동진, 김현석 대표도 내년이면 모두 60세다. 전임자였던 권오현 회장과 신종현, 윤부근 부회장도 지난 2017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당시 모두 60세를 넘겼다.

 

나이에 따른 세대교체를 넘어 3인의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인의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된 첫해, 삼성전자는 5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고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26조9468억원으로 전년대비 30.7% 이상 증가했고, 3분기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DS)와 스마트폰(IM), 생활가전(CE) 사업의 실적은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3분기 기준 반도체 영업이익은 5조5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1.6% 증가했다. IM부문은 52.4% 오른 4조4500억원, CE부문은 역대 최고 실적인 1조56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