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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운명의 날” 신라젠 상폐 최종 결정…벼랑끝 구사일생 성공할까?

30일 늦게 ‘상장 유지·폐지·개선기간 부’ 결론 낼 듯
신라젠 “대표 바꾸고 경영 정상화” 강조…주주모임 “70만 가족 살려달라” 읍소
한화·삼성바이오엔 관대했던 거래소 결정 ‘주목’…“객관적 거래재개 기준 정립 필요”

 

[FETV=김창수 기자] 신라젠이 30일 운명의 기로에 섰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이날 오후 3시 회의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결론은 이날 오후 늦게 날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앞서 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지난 5월4일 장마감 후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후 거래소는 지난 8월6일 기심위를 열었으나 당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신라젠은 6개월가량 거래 정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신라젠 측은 주상은 신임 대표가 취임하며 체제를 정비했고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하는 등 전 경영진과의 연결고리를 끊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7만명의 신라젠 소액주주 모임인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또한 “17만 개인투자자와 70만 가족을 살려달라”며 주권매매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과거 한화그룹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비교적 관대한 결정을 내렸던 거래소가 이번에는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거리다.

 

◆“거래정지 6개월” 신라젠, 오늘 운명 갈린다=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지난 5월4일 장 마감 후 거래가 정지됐다. 신라젠을 수사했던 서울남부지검은 5월 말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이사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문 전 대표 등은 지난 2014년 3월 실질적인 자기자금 없이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3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부당이득 1918억원을 취득하는 등 신라젠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거래소는 신라젠을 지난 6월29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고 한 달 여가 지난 8월 6일 기심위를 개최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후 6개월가량 거래 정지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거래소는 30일 기심위에서 영업의 지속성·재무 건전성·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라젠의 거래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영 정상화 됐어요”…신라젠·주주 측, 적극 호소= 신라젠 측은 상장 유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9월7일과 8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전문가인 주상은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신라젠은 주상은 대표 체제를 가동하며 물의를 빚은 전 경영진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은 것을 강조하는 가운데 경영투명성 제고에 박차를 가한단 방침이다. 신라젠은 지난 10월30일 경영자 교체 등을 통한 앞으로의 경영방침 등의 내용을 담은 2차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신라젠은 이와 함께 ‘펙사벡’을 기반으로 한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라젠은 현재 유전자 재조합 백시아나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물질 ‘펙사벡’을 활용해 신장암과 대장암, 흑색종 등의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주상은 대표를 중심으로 신라젠은 거래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파이프라인 개발·연구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17만명의 신라젠 소액주주 모임인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또한 올해 여의도 한국거래소,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등에서 잇달아 집회를 개최하며 활발히 단체행동에 나선 바 있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최근 호소문을 내고 “신라젠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경영진 교체 등 회사 경영 투명성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들은 암 정복을 향한 회사의 신약 임상연구 도전을 응원하며 신임 대표와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주모임은 “신라젠 17만 개인투자자와 70만 가족 모두는 신라젠 주권매매 정상화를 촉구한다”며 “기업심사 위원님의 현명한 판단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관대했던’ 거래소, 이번엔 어떤 결정 내릴까= 한편 과거 대기업 집단에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한국거래소가 이번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2012년 한화는 경영진 배임·횡령 혐의를 공시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이례적으로 일요일 회의를 열고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결정에는 2주가 소모된다. 이 기간에는 보통 거래정지가 유지되는데 한화의 경우 주말을 포함해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결정이 났다.

 

이러한 논란은 또 있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분식회계를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고 한국거래소는 곧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거래정지를 결정했다. 다만 18거래일이 지난 후 기업심사위원회는 해당 분식회계가 기업의 계속성, 재무적인 안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 2018년 12월10일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과거 이러한 사례에 비춰볼 때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바이오벤처기업인 신라젠에 대한 처분이 어떻게 내려질지 업계와 주주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맞는 거래재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