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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클로즈업]'2.8조 수주' 신화 쓴 삼성중공업 남준우 연임 희망가 부를까?

2조8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 체결한 삼성중공업, “창사 이래 최대”
남준우 사장, 흑자경영 특명 받고 취임했지만... 12개 분기 연속 적자
재무상태도 지속적으로 악화... 부채비율은 확대되고 현금도 줄어
발목 잡는 드릴십 악재…PDC 관련 소송 마무리되면 내년 흑자 가능성

[FETV=김현호 기자] 잇따른 실적 부진으로 위기 상황에 몰린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최근 초대형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2조8000억원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 계약이다. 이번 수주는 삼성중공업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삼성그룹 안팎에선 "남준우 사장이 2.8조원 수주 신화를 썼다"는 말이 무성하다. 삼성중공업의 새 역사를 장식한 남 사장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이번 수주 성공이 남 사장 연임의 희망가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규모 일감 확보한 삼성重, 숨통 틔일까=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중형 자동차 10만대 분에 해당하는 25억 달러(약 2조8072억원)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체결된 선박 건조의향서(LOI)와 추가 옵션 안건들을 올해 실제 계약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와 관련해 프로젝트 이름이나 척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노바텍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쇄빙 LNG선 25척의 발주를 발표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유럽 지역 선주 2곳에서 LNG선 6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말 기준 199억 달러에 그쳤던 수주 잔고가 5개월 만에 2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11월 말까지 38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쳐 올해 목표(84억 달러) 달성에는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모잠비크 LNG선과 나이지리아 봉가 FPSO의 연내 수주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을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적자 지속되는 삼성重, 남준우 사장은 연임할 수 있을까=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내년 1월25일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경영진들에 암묵적인 ‘60세 퇴진룰’을 적용하는데 남 사장은 1958년 생으로 내년에 63세가 된다. 더군다나 적자 탈출의 ‘특명’을 받고 지난 2018년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흑자 경영이 이뤄지지 않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공시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134억원으로 2017년 4분기 이후 1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올해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2조9000억원)대비 29.1%% 이상 늘어났다. 또 부채비율은 209%로 159%를 기록했던 지난해 보다 확대됐다. 또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111억원 확대된 마이너스 4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흑자전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남준우 사장은 올해에도 드릴십(Drill ship) 악재로 발목을 잡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플랜트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지역에 원유를 찾아내는 시추설비인 드릴십을 건조했지만 미국 시추사인 PDC가 건조 지연을 이유로 계약금 지급을 미뤄 이를 재고자산으로 떠안고 있다. 올해 2분기에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유도 드릴십 관련 평가 손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적자폭은 전분기(7077억원)대비 큰 폭으로 줄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분기에는 드릴십 관련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반영됐지만 3분기에는 자재비 절감 효과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드릴십 관련 비용이 환입될 경우 내년에는 흑자전망 가능성이 제기된다. PDC가 계약해지를 주장하며 삼성중공업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항소가 기각됐기 때문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PDC 관련 승소가 마무리 되면 1300억원의 충당금 환입이 가능하다”며 “드릴십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2021년에는 상선매출 증가로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