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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클로즈업]"죽는냐 사느냐" 최후의 진검승부 선택한 대한항공 조원태

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매각위해 7개 의무조항 명시
한진家 이명희·조현민, 항공 관련 경영개입 못한다
조원태, 한진칼 및 대한항공 지분 산은에 담보로 잡혀
최대현 산은 부행장, "경영진 해임하거나 교체 조치"

[FETV=김현호 기자] "죽느냐 사느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생사를 담보로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인수를 위해 손잡은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 조건으로 7개 조항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여기엔 오너 일가의 갑질이 재발하거나 경영실적이 부진할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는 초강력 내용도 담고 있다. 

 

한진그룹 창업 이념인 ‘수송 보국’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택했던 조 회장이 최악의 경우 가업까지 날릴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조 회장 입장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양손에 쥐었지만 항상 시한폭탄을 품은 불안한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조 회장이 선택한 산업은행 카드가 향후 상황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제공하는 산은의 8000억원이 칼날 위에 발라진 꿀이라는 의미다.

 

 

◆산업은행, 7개의 의무 조항 명시…왜?=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7개의 의무조항을 명시했다. 이는 국책은행이 대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대한항공 경영진을 감시·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한진칼 이사회에 사외이사 3명 등 감사위원 위원 등을 선임하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 및 동의권 준수 등을 의무 조항에 포함시켰다. 또 조원태 회장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이어 투자합의서 중요 조항 위반시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 등도 함께 부과하기로 했다.

 

◆한진칼·대한항공 주식 담보로 잡힌 조원태...“경영 못하면 퇴출”=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 보국’을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경영권 유지가 핵심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주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한진칼 지분 격차가 확대되면서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유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칼 지분을 41.1% 보유하고 있다. 주주연합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완패한 이후 46.71%까지 지분을 끌어올렸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리스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각이 완료된 이후 10.7%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되는 산은을 조 회장이 ‘우군’으로 확보하게 되면 이들의 지분은 총 48.4%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1.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주주연합에 앞서게 되는 것이다. 이에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은의 유상증자로 사실상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하지만 산은은 7개 의무조항 가운데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잡아 경영권 ‘리스크’가 반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 16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매년 한진칼의 경영을 평가해 평가등급이 저조할 경우 경영진을 해임하거나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CGI는 "조원태 회장이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분 6%는 이미 금융기관들에 담보로 제공된 것이므로 후순위로서 실효성이 없으며 그마저도 경영책임에 대한 담보가 아닌 인수합병계약의 이행을 위한 담보여서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의 사재출연도 없이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