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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포스트 코로나'외치며 구조조정 칼뽑은 롯데쇼핑 강희태...왜?

롯데자산개발 이어 롯데쇼핑 인력구조조정 돌입...“내실 다지기 집중”
고강도 점포 구조조정 효과에 롯데쇼핑 3분기 ‘깜짝실적’ 달성
“부실 점포 구조조정 결실 가시화...내년부터 연간 2000억원 효과 기대”
롯데쇼핑 최근 외부인사 영입, 빅데이터 TF팀 출범하며 체질개선 박차
신동빈 회장 정기 인사 고심...연말 깜짝 인사 통해 메시지 던질까

 

[FETV=김윤섭 기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의 고강도 구조조정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부터 진행한 점포 구조조정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3분기 시장기대치를 넘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롯데자산개발과 롯데쇼핑의 인적 구조조정에도 착수하는 모습이다. 당초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 롯데자산개발 이어 롯데쇼핑 인력구조조정...“내실 다지기 집중”=롯데자산개발과 롯데쇼핑 등은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중이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대규모 매장 폐점 계획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리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6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 나면서 결국 희망퇴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올해에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롭스 등의 매장 99곳을 폐점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수석부터 책임 직즙자 중 동일직급 장기 체류자를 대상을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구조조정 인력은 롯데백화점 80여명과 롯데마트 100여명, 롯데슈퍼 등 200여명이 될 전망이다. 매년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그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희태 대표가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롯데자산개발에서도 최근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의 구조조정 원인은 실적 악화다. 롯데자산개발은 복합쇼핑센터와 리조트 개발 사업 등을 전개한다. 롯데월드몰, 롯데몰 운영도 롯데자산개발이 한다. 최근 롯데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입점 매장의 매출 감소와 폐점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도 당기순손실 86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입점 매장 매출까지 줄면서 경영 어려움이 더해진 상태다.

 

롯데의 구조조정은 올 초부터 본격화됐다. 강희태 대표는 올 초 백화점, 마트, 슈퍼 등 롯데쇼핑의 비효율 정포를 정리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고 연내에만 약 120여곳의 점포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 고강도 점포 구조조정 효과 롯데쇼핑 3분기 ‘깜짝실적’ 달성=강희태 대표의 고강도 구조조정은 3분기 실적 개선으로 효과가 증명됐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액이 4조1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8% 증가한 1111억원, 당기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몸집줄이기에 들어선 만큼 매출은 줄었으나 비용을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특히 할인점(롯데마트) 매출이 1조5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160% 신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부진점 영업 종료 등 경영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2년 내외에 총 200여 개 매장이 감소하면서 가벼워진 손익 구조가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효과는 2021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를 6000억원 수준, 연간 2000억원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회사 5개 사업을 총괄하는 HQ(헤드쿼터) 기획전략본부장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영입하면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획전략본부는 롯데쇼핑 내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롯데쇼핑내 요직으로 분류되는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은 롯데쇼핑 창사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한 사실 자체가 신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신임 본부장은 1999년 신영증권 기획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보스턴컨설팅그룹, AIG 기획·마케팅, 웅진그룹 서울저축은행 감사위원, 동아쏘시오 경영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은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강 부회장은 직접 HQ 직원들에 보낸이메일을 통해 "HQ의 주요 업무에는 쇼핑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이커머스 방향 정립 등이 있다"며 "유통 경험은 없지만 전략적인 기업 경영을 많이 한 분으로 우리 조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 본부장 선임 배경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 최근 외부인사 영입, 빅데이터 TF팀 출범하며 체질개선 박차=최근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도 나선다. 롯데그룹 유통BU는 지난달 1일 강 부회장 직속 TF인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를 공식 출범하고, 윤영선(46)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TF장 겸 CDO(데이터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IT공룡에 맞서 '데이터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강희태 부회장 직속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TF를 설치하고, 각 계열사에서 수집한 유통데이터를 한데 모아 맞춤형 쇼핑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윤 상무는 롯데그룹내 손꼽히는 빅데이터 전문가다.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SK와 KT에서 빅데이터 분석 팀장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쌓은 그는 2018년 롯데정보통신 AI Biz센터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롯데정보통신 빅데이터사업 부문장을 맡았다.

 

TF가 추진하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우선 지난 4월 출범한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출시 당시부터 ‘검색창이 없는 쇼핑몰’을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그들이 원할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외부인사 영입, 고강도 구조조정 등이 신 회장이 연말 진행할 고강도 쇄신인사의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롯데쇼핑의 고강도 체질개선이 속도를 내면서 한일 경영권을 장악한 후 첫 정기 인사를 맞는 신동빈 회장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는 매년 12월 중 정기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에는 이 달중으로 당겨질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 GS 등이 예년보다 빠르게 인사를 발표하면서 내년 전략수립에 들어간 점도 롯데 조기 인사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그룹이 임원 평가서를 올해는 이미 추석 연휴 이전에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기 인사설이 지속적으로 제기 되고 있다. 또 올해 8월 황각규 부회장 퇴임 후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롯데지주 신임 대표로 선임 된점도 눈에 띈다. 롯데가 연말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임원 인사를 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에도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쇄신의 메시지를 던진 바있다. 코로나19로 유통과 화학 그룹의 양 축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연말 인사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