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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2조원...국민은행 잇단 후순위채 발행

자본으로 책정...BIS비율 제고 효과
중소기업 대출 ·M&A·중간배당으로 재무건정성 악화

 

[FETV=유길연 기자] KB국민은행이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으로 소진된 자본여력을 충당하기 위해 조건부자본증권

(후순위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말까지 5억 달러(6007억원)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발행 규모와 금리는 수요예측 후 확정될 예정이다. 당초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까지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에서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채권 발행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6월 일정을 연기했다. 

 

이번 외화 후순위채가 발행되면 국민은행은 올해 후순위채로만 총 1조9507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이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는 후순위채 발행 규모 2위인 하나은행(6900억원)에 비해 세 배 많은 금액이다. 우리은행은 6000억원을 후순위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후순위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후순위채권 발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준다. 후순위채로 조달한 자금은 BIS총자본비율의 분자 값인 자기자본에 포함돼 지표 개선의 효과가 있다. 후순위채권 중에서 만기가 5년 이상 되는 채권은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국민은행의 6월 말 기준 BIS총자본비율은 지난해 말(15.85%)에 비해 1.47%포인트(p)하락한 14.3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국민은행은 BIS비율은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BIS비율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15.49%)에 비해 약 1%p 낮다.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각각 15.36%, 14.7%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동안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린 결과 BIS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대출은 위험가중치가 다른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BIS비율은 악화된다.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충격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 6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작년 말에 비해 8%(8조3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증가규모다. 8%대의 증가율을 기록한 시중은행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더구나 3분기 동안에도 은행권의 역대급 기업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어 자본비율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BIS비율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기관인 프라삭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중형급 규모인 부코핀은행을 품에 안았다. 두 은행 인수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뤘지만 위험가중자산 증가는 대비해야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달 모기업인 KB금융지주에 6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최초로 시행한 점도 BIS비율 하락의 요인이 됐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은행으로부터 중간배당을 받았다. 중간배당의 금액은 기업의 자본 계정인 이익잉여금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자기자본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중간배당에 따른 자본비율 우려를 해소하는 분위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 등 BIS비율 관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자본적정성 관리에 만전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