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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미다스의 손' 롯데 강희태 '유통왕국' 부활포 쏜다

강희태 부회장, 한국 유니클로 법인 ‘FRL코리아’ 등기임원 임명
롯데쇼핑, 롯데자산개발 이어 유니클로 등 롯데 유통사업 총지휘
FRL코리아 신동빈 회장 대표 성공작...16년째 등기임원 유지
롯데쇼핑, 상반기 영업익 급감...구조조정·온라인 승부수

 

[FETV=김윤섭 기자]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이 롯데쇼핑과 롯데자산개발에 이어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 등기임원을 함께 맡게됐다. 지난 8월 깜짝 인사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롯데지주 대표에 선임한 데 이어 신동빈 회장의 파격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평소 유니클로에 대한 애착이 높은 만큼 강희태 부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롯데쇼핑에 이어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까지 사실상 담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FRL코리아는 최근 강 부회장을 등기임원인 기타비상무이사에 새로 선임했다. FRL코리아는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지분 51%)과 롯데쇼핑(49%)이 한국 유니클로 사업을 위해 2004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기존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이 이 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왔으나,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함에 따라 강 부회장이 이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지난해 7월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노재팬' 불매운동으로 큰 실적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롯데그룹 유통부문과 협업하며 좀 더 적극적인 행보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니클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액(9749억원)이 5년 만에 처음 1조원을 밑돌았고, 2000억원대까지 달했던 영업이익은 19억원 적자로 전환한 상태다. 여기에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던 와중에 배 전 대표는 지난 4월 인력 감축 계획을 암시하는 이메일을 실수로 전 직원에게 보냈다가 전격 교체됐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롯데그룹의 유통을 총괄하는 강희태 부회장을 등기임원에 선임한 것은 신동빈 회장이 유니클로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올들어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제과를 제외한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내려오면서 겸직 논란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FRL코리아의 등기임원직은 16년째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강희태 부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올 2분기 매출 4조459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4조4564억원)대비 9.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15억원)대비 98.5% 줄었다. 올 1분기 실적을 더한 상반기 전체 실적은 매출 8조1226억원, 영업이익은 53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8.8%, 82% 줄었다.

 

특히 롯데마트의 부진이 뼈아팠다. 롯데마트는 올 2분기 1조4650억원 매출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임시휴점과 단축영업 그리고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영향으로 매출 부진이 심화됐고 영업이익은 점포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을 설정함에 따라 지난 1분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767억원으로 8.3% 줄었다. 또 당기순손실은 4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 방문을 기피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의 실적이 급감했다.

 

주요 사업이 지속적으로 부진하자 신 회장은 지난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속 어려운 경제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직접 가서 보니 잘하는 것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보였다”고 언급하고,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 “DT(Digital Transformation)를 이루고 새로운 사업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재확인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반기 구조조정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고 지난 4월 출시한 롯데온도 본궤도에 오르면서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강 부회장에게는 반가운 상황이다.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856억원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 감소한 4조801억원으로 추정됐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점과 슈퍼마켓은 업황 회복세와 더불어 사용권자산 손상차손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로 전년 대비 손익 개선이 가능해 보인다"며 "또한 자회사 롯데하이마트와 홈쇼핑 부문도 지난 분기에 이어서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코로나19의 국내 재확산으로 2.5단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백화점과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컬처웍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특히 백화점은 지난달 중순 이전까지는 기존점의 매출액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추가적인 외부 변수가 없다면 4분기부터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 연구원은 "기저가 낮은 만큼 턴어라운드라는 방향성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면서 "국내 영화관의 매출 감소에 따라 2분기 44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컬처웍스 부문이 얼마나 손익 방어에 성공하는지가 3분기 실적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도 회복세에 돌입했다. 백화점의 경우 2020년 2분기 매출 6665억 원, 영업이익 439억 원의 실적을 기록해 지난 1분기(매출 6063억, 영업이익 285억) 대비 소폭 개선된 양상을 보였다. 해외명품 및 가전이 소비 회복 흐름을 타고 매출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중국 션양 백화점 충당금 환입과 인도네시아 임차료 감면, 베트남 판관비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도 지난 1분기 대비 54%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하 점포 구조조정의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7년간 표류하던 복합쇼핑몰인 상암몰 개발사업과 할인점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초 발표한 '2020 점포 운영 전략'에 담긴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 작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당초 3년에서 5년내에 약 200곳의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연내 121개 점포를 폐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상반기에만 마트6개, 마트35개점 등을 정리했고 백화점은 올 하반기에 4개 점포를 폐점할 계획이다. 마트 10곳, 롯데슈퍼도 40개 가까이 정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출점도 병행한다. 점표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동시에 성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을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7년간 표류했던 상함 복합 쇼핑몰 개발 사업을 하반기 추진한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설계용역과 인허가 등을 위한 용역사 선정을 완료했으며, 지난달 17일 서울시 마포구에 재승인 접수도 완료했다.

 

출시 100일을 맞은 유통 7개 계열사의 통합 쇼핑 플랫폼 롯데온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00일 간의 성과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 본격적인 롯데온만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롯데온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롯데오너스’ 가입자 수, 그리고 롯데의 결제 시스템 엘페이(L.Pay) 이용 고객이 지난 출시 당시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서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롯데오너스 가입자 수는 4월 출범과 비교해 약 30% 증가했고, 이들의 엘페이 이용률은 절반(47.8%)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났다.

 

우선 7월에 이어 9월 2차례에 걸쳐 검색 엔진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하반기 시작과 함께 통합 회원제도 새롭게 선보였다. 롯데쇼핑은 지난 7월 1일 통합 회원제를 실시한 이후 상위 0.5%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우수 고객의 매출 기여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롯데GRS 상품을 대상으로 한시간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한시간배송 잠실’ 서비스는 롯데 유통사와 식품사가 협업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통합 배송 서비스다. 단순히 식품사의 상품을 롯데ON에서 판매하는 단계를 넘어 배송 서비스를 공유하는데 의미가 있다.

 

롯데쇼핑에 이어 롯데자산개발 대표, 유니클로 등기임원까지 맡으면서 롯데그룹 유통혁신에 대한 강희태 부회장의 책임이 높아진 가운데 하반기 어떤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