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CEO 리뷰] 권태균 하나손보 사장, ‘디지털 보험’ 역사 쓰기 도전

 

[FETV=권지현 기자] “손해보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대한민국 '손해보험을 디지털로 손보겠다'”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사장 취임사 중)

 

지난 6월 출범한 하나손해보험이 3개월간의 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디지털 보험 시장 ‘항해’를 시작했다. 하나손보가 그동안 조직개편과 인력충원을 진행하며 새 출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면 이달에는 첫 상품 출시, 업무협약 체결 등 적극적인 행보로 보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하나손보 행보 중심에는 ‘융합’의 달인 권태균 사장이 있다.

 

◆ 노조위원장 출신의 '섬세한' 사장

 

권 사장은 1960년생으로 대구 영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외환은행에 입행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하나은행 트윈타워지점장,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3년 하나금융지주로 건너가 하나금융 경영지원실장,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 하나캐피탈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은행·지주·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 부문에서 경영업무를 두루 맡은 셈이다.

 

권 사장은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하나금융에 몸 담기 전 하나은행 3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출신 이력 탓에 권 사장이 하나손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될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강성’ CEO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손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권 사장은 주변 사람의 말에 경청하고 직원 각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호명하는 등 섬세한 CEO라는 전언이다.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쌓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력이 CEO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 탁월한 ‘융합맨', 두 번의 통합 일등공신

 

권 사장은 금융권 대표적인 조직융합의 능력자로 꼽힌다. 권 사장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때였다. 그해 하나금융지주에서 근무 중이던 권 사장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앞두고 외환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금융권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 양사 모두 근무 경험이 있는 권 사장을 융합 적임자로서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권 사장은 2015년 2월 인수단에 합류한 뒤 6개월 간의 ‘끝장토론’ 끝에 외환은행 인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같은 해 9월 하나·외환은행 통합 후에는 경영기획그룹을 이끌었다.

 

5년 뒤 권 사장은 ‘두 번째’ 인수단에 합류했다. 권 사장은 지난 3월 하나금융이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구성한 인수단의 단장을 맡았다. 하나·외환은행 통합 때처럼 권 사장이 더케이손보가 하나금융 품 안에 최종적으로 안길 수 있도록 ‘두 번째 미션’을 부여받은 것이다. 더케이손보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권 사장은 지난 6월 하나손보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다.

 

 

◆ '자동차 할부금융·보험'  전문가

 

권 사장은 자동차 손해보험에 대해 높은 이해력을 보유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나손보 CEO로 선임되기 직전 하나캐피탈 부사장을 역임하며 자동차사업에 대한 식견을 쌓았다. 하나캐피탈은 ‘오토론’ 등 자동차 할부금융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다. 실적도 좋아 하나캐피탈은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이익 기여도 상위권에 속한다. 하나캐피탈을 이끌며 다져온 자동차사업 역량이 자동차보험 전문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이 인수한 더케이손보도 자동차 보험이 주력상품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나손보의 첫 보험상품이 자동차보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나손보 내부적으로도 권 사장과 더케이손보가 보유한 자동차보험 관련 시너지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운전자보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자동차보험의 경우 기존 손보사들의 시장 선점 구도가 견고해 좀 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하나손보는 첫 상품을 운전자보험으로 결정하고 이달 시장에 출시했다. 

 

◆ ‘디지털’ 경쟁력 탑재가 관건

 

‘신생활보험 플랫폼’. 권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선포하고 하나손보를 디지털 기반 종합 손보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는 은행, 지주, 캐피탈 등에서 쌓은 권 사장의 금융업 노하우에 하나금융의 디지털 생태계가 더해져 '작지만 강한' 디지털 보험사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하나손보가 '완전한'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는 것이 아닌 만큼 권 사장은 디지털화를 추구하는 다른 손보사들과 어떤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화는 모든 보험사에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하나손보는 손보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더욱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지난 22일 하나손보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애프터마켓(판매된 제품을 점검·수리·교환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장) 플랫폼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하나손보 고객은 자동차사고가 났을 경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사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