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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게임회사, 높은 수수료 때문에 속앓이...애플 구글 30% 수수료 받아

‘인앱 결제’ 수수료 놓고 논란 확산…결제 금액 30%가 수수료
국내 게임사, "수수료로 1조 5000억 원 지불"
구글,애플 시장 독식 상황이라 부담 커…법 제재 필요

[FETV=송은정 기자]게임사들이 수수료를 놓고 속앓이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애플에 이어 구글도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30%로 확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구글이 '게임 앱'에서만 받던 30%의 수수료를 모든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거나, 각종 결제를 할 때마다 매출 30%를 수수료로 떼어 가는 구조다. 이미 모든 앱에서 수수료를 받는 애플은 결제 역시 애플 자체 시스템을 만들어  일종의 '통행세'를 받고 있어 논란이다.

 

구글은 여기에 웹툰이나 동영상같은 앱에서도 수수료를 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도 민간 기업이고, 플랫폼 운영을 위한 수수료를 받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수수료 30%는 게임사 입장에서 경제적 부담을 느낄 만큼 과하게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란 점에서 게임회사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구글과 애플을 통하지 않으면 국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대부분의 앱이 두 회사가 제공하는 시스템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국내 앱 시장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63.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점유율 24.8%를 합하면 두 업체의 점유율은 88%에 달한다. 시장은 점점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당연히 인앱 수수료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과 애플은 지난해 이런 식으로 한국에서 1조 원 넘는 수수료를 챙겼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4조5476억원의 88.4%인 4조200억원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계 빅3인 ‘3N’이 지난해 수수료 명목으로 1조500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수수료로 2401억원을 냈다. 엔씨소프트는 결제 수수료를 뺀 유통 수수료로 3000억원을 지출했다고 공개했다. 넷마블이 지급한 수수료는 9522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렇게 거둬가는 수수료가 게임사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중소 게임회사일 수록 인앱결제 수수료는 더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개발비 외에도 마케팅비와 유지비 등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데 수수료까지 가중돼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를 버티는 회사만이 살아남고 아니면 다 망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는 양사의 앱 마켓을 통하면 해외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어 높은 수수료를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앱 마켓의 중요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국내 중소 게임사들이 앱 마켓 출시를 통해 쉽게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수익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구글의 수수료 결제 시스템이 게임사 빈부격차 구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게임사가 30%라는 높은 수수료를 계속 내다보면 적자는 불가피 하다. 실제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빈부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모바일게임시장 전체 매출의 59.5%는 상위 13개 업체가 차지했다. 나머지 40.5%의 매출을 600여개의 영세 업체가 나눠 가졌다.

 

업계에서는 "이 수수료를 낼 수 있는 업체는 더 큰 매출이 발생하지만 내지 못하는 회사는 더 어려워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위 업체들의 독식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수수료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의 상위 독식 비율만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 인상 영향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다가온다. 구글이 이 결제 정책을 강행할 경우 디지털 컨텐츠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르는 추가 부담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구글 아니면 애플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수수료 정책과 결제수단을 강요하고 이를 따라야 하는 건 지배력 남용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구글과 애플의 독점적 지위는 수수료와 연결돼서는 안된다. 구글이 애플을 제치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앱마켓시장을 석권한 원동력은 게임을 제외한 분야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개방적인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개방적이던 기존 정책과 반대로 시장 지배자로서의 위치를 남용하려 하는 것이다. 경쟁사 애플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구글을 통해 생태계를 키워줬던 업체들에 대한 '배신' 이라는 것이다. 구글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