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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CEO 리뷰]‘뚝심의 승부사’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혁신과 끈기로 코로나 정복 나선다

IMF 실직 후 셀트리온 전신 ‘넥솔’ 창업…美서 바이오산업 잠재력 눈 떠
셀트리온, 고비 끝에 2019년 ‘1조 클럽’ 가입…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 우뚝
美·유럽 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 다케다제약 인수로 종합제약사 발돋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잰걸음’…시장 기대에 실적도 상승곡선

 

[FETV=김창수 기자]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내 바이오산업을 리드하는 ‘쌍두마차’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대우자동차 고문으로 재직중  IMF 외환위기를 만나자 절치부심 끝에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했다. 그는 이후 인천 송도신도시에 대규모 제약 생산 공장을 건립,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의 셀트리온을 키워냈다.

 

2019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 세계적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발돋움한 셀트리온은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자사의 대표적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의 아태지역 사업권 인수를 단행, 복제약 뿐 아니라 일반의약품의 생산과 판매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사의 코로나 항체치료제 ‘CT-P59’이 국내에서 임상 진행 중에 있다. 서정진 회장은 수차례 ‘속도전’을 언급하며 기술력과 임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거칠 것 없는 쾌속 행보에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셀트리온은 3분기에도 전망을 밝게 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실직 ‘전화위복’ 바이오산업 눈 떠…맨주먹 창업, 지난해 ‘1조 클럽’ 데뷔=뚝심의 승부사로 통하는 서정진 회장은 1957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충청도 토박이다. 그는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간판스타인 동시에 이건희 삼성 회장에 이은 대한민국 주식부자 2인자다. 서정진 회장은 전형적인 샐러리맨 출신이다. 1983년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에 입사했고,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겨 기업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대우자동차에 입사한 뒤엔1991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부문 고문도 지냈다.

 

그는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직장을 잃고 1년 후 대우자동차 전 동료들과 함께 맨주먹으로 ‘넥솔’을 창업했다. 넥솔은 현 셀트리온그룹의 전신이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산업의 가능성에 눈을 뜬 서 회장은 무작정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갖은 홀대를 이겨내고 당시 스탠퍼드대학교의 토머스 메리건 에이즈 연구소장에게 추천서를 받아냈다. 이를 토대로 서 회장은 백신 개발사인 미국 백스젠과 기술 제휴를 맺으며 바이오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부도 위기를 겪으며 사채를 끌어 쓰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5년 3월 인천 송도신도시에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공장 완공 3개월 뒤 다국적제약사 BMS와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셀트리온은 설립 5년 만인 2007년 6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셀트리온은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자사의 대표적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 그 결과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1285억원, 영업이익 3781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입성했다.

 

 

◆ 주력 바이오시밀러 사업 ‘탄탄대로’…종합제약사 발판도 마련 =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3형제’로 꼽히는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계속 상승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에서 각각 램시마 57%, 트룩시마 40%, 허쥬마 1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트룩시마의 2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은 16.4%로 나타났다.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도 지난 3월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미국판매명 인플렉트라)도 올 2분기 미국에서 10.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서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셀트리온은 지난 6월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와 3324억원에 달하는 창사 이래 첫 기업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바이어업계를 깜짝 놀라켰다. 계약의 골자는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의약품 판매 및 특허권을 확보한 것이다.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한 인수가 올해 4사분기내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감기약인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일반의약품 및 전문의약품이 대거 포함됐다. 그간 수입에 의존해야 했던 당뇨, 고혈압 및 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국산화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 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셀트리온이 앞으로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처럼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코로나 정복’ 속도전…임상 진행 중=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와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임상 1상 시험 결과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PK)을 검증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T-P59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고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 임상에서는 CT-P59의 안전성과 내약성,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등에 대한 약동학(PK)을 시험했으며 특히 코호트별 투약 최고 용량군에서 약물로 인한 이상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CT-P59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 측은 현재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한 결과 및 동물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글로벌 임상 2, 3상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상 최대 실적 주가도 ‘高高’…바이오 새내기에서 글로벌 강자로=국내·외와 약종(藥鐘)을 넘나드는 활약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8월 7일 연결기준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액 4288억원, 영업이익 1818억원 및 영업이익률 4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82.5%, 영업이익은 118%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전망도 밝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은 57.18% 증가한 4544억원, 영업이익은 84.58% 늘어난 1903억원이다. 셀트리온은 또한 이미 상반기에만 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2년 연속 1조 클럽 진입을 사실상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이어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는 셀트리온 주가도 이러한 호실적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현재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시총)은 약 40조원으로 코스피 7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 카카오 등 쟁쟁한 재계 강자들보다 앞선 순위다.

 

전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의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K-바이오’의 선봉장인 셀트리온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관 뚜껑이 닫히기 전까지 실패란 없다”고 했던 서정진 회장의 말처럼 바이오산업 무주공산(無主空山)에서 맨주먹으로 시장을 개척한 셀트리온의 우직한 뚝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프로필

▲1957년 충북 청주 출생 ▲1977년 인천 제물포고교 졸업 ▲1983년 건국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삼성전기 입사 ▲1986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1990년 건국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1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부문 고문(전무대우) ▲1992년 한국품질경영연구원장 ▲2000년 넥솔·넥솔바이오텍 설립 ▲2002년 셀트리온 설립 ▲2009년 셀트리온제약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