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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CEO 리뷰]마켓컬리 김슬아, ‘언택트 시대’ 새벽배송으로 쾌속질주

김슬아 대표 억대연봉 뒤로하고 스타트업 신화 일군 인물
새벽배송 시장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 부상
새벽배송 올해 1조5000억원대 성장 전망...5년만에 150배 성장
마켓컬리 배송경쟁력 강화, 뮬류센터 확대 통해 경쟁력↑
지난 5월 2000억원 투자 유치하며 2300억원 자금 확보
최근 방역문제 불거지자 고객들에게 자필 서명 담긴 메일 보내
“큰 책임감 느낀다...가격 인하, 방역 등 모든 노력 기울이겠다‘

 

[FETV=김윤섭 기자]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문이 고작 열다섯 건, 그중 한 명은 저희 엄마고요. 가족을 빼면 실제 고객은 열 명이었던 것 같은데 그 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직접 전화를 걸었어요. 어떻게 알고 사셨냐고 말이죠”

 

tvN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진행자 유재석과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가 나눈 말이다. 초창기 15건의 주문을 처리하던 마켓컬리는 현재 한해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 김슬아 대표 억대연봉 뒤로하고 스타트업 신화 일군 인물=골드만삭스라는 꽃길을 걷다 새벽배송의 길을 만든 김슬아 대표가 코로나19 속 언택트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새벽배송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새벽배송 선두주자 위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에 김슬아 대표는 적자를 감수하고 외형확장과 배송경쟁력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두주자 입지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마켓컬리는 김슬아 대표가 지난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그렇다고 김 대표가 유통업계에 오랜 시간 몸담아 왔던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민족사관고를 졸업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나온 웰슬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골드만삭스와 테마섹,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 등에서 근무해왔다. 김 대표과 억대 연봉이라는 길을 벗어나 마켓컬리를 차린 것은 오로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었다.

 

"나와 내 아이가 먹지 않을 상품은 팔지 않겠다"며 "모든 상품을 팔지 않는 것이 마켓컬리의 철학아래 사업을 지속해온 결과 매출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매출 4289억원을 기록했다. 회원수도 지난해 말 기준 390만명을 넘어섰다.

 

마켓컬리의 모든 상품은 담당 MD는 물론, 김슬아 대표도 직접 참여하는 ‘상품위원회’에서 70여가지 기준이 적용된 깐깐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원재료와 성분, 제조시설, 인증 서류 확인은 물론이고, 팀원들의 눈과 입으로 혹독한 평가를 통과해야 입점 자격이 주어진다

 

또 신선한 식재료가 출근전인 새벽에 배송된다는 컨셉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를 위해 식품 전용 냉장ㆍ냉동 창고를 구축해 배달 과정의 마지막까지 신선하게 배달할 수 있는 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친환경 상추부터 완도산 바다 전복까지 당일 수확한 엽채류와 수산물을 18시간 내 고객의 집까지 배송토록 했다.

 

 

◆ 새벽배송 올해 1조5000억원대 성장 전망...5년만에 150배 성장=김 대표의 원칙 아래 마켓컬 리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새벽배송시장을 향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졌다. 2015년 100억원 수준으로 시작한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올해 1조50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5년만에 약 150배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온라인 배송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도입하며 신선식품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이마트를 앞세운 SSG닷컴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이베이코리아, 티몬, 위메프, 11번가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속속 뛰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와 마켓컬리는 지금까지 지켜온 품질에 대한 원칙과 배송경쟁력을 앞세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적자를 보더라고 고객을 중심에 두고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E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로 지난해의 약 2배인 9000원대를 예상한 것도 외형 확장에 더욱 속도를 싣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내년 초 오픈을 앞둔 김포 물류센터 구축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포 물류센터는 현재 물류센터 면적의 두 배가 넘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하루 주문 처리물량도 기존의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현재 마켓컬리는 서울 장지(상온·냉장), 경기 화동(냉동), 경기 죽전(상온) 등에서 4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여기서 처리되는 주문 건수는 하루 평균 7만건 정도다. 또 김포 물류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수도권 서부지역의 주문에 대한 배송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상품 구색도 강화에 나선다. 올해는 상품 선정 노하우를 반영한 PB 상품 '컬리스'의 단독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월 내놓은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에 이어 지난 5월 'R15 통밀 모닝롤', '동물복지 유정란'을 잇달아 출시했다. 동물복지 우유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1만개를 돌파하고 우유 상품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서비스 지역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샛별배송은 현재 수도권 전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새벽배송 수요가 대도시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만큼 서비스 지역 확대보다는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최근 방역문제 불거지자 고객들에게 자필 서명 담긴 메일 보내=최근 물류센터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배송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김 대표와 마켓컬리는 비상운영체제를 선언하고 물류 안정과 필수 방역 상품 가격 인하를 약속하면서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익 극대화보다 소비자들의 만족이 향후 마켓컬리의 성장에 더욱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슬아 대표 1일 고객들에게 자필 서명이 담긴 메일을 통해 “마켓컬리가 비대면 서비스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것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우선 “현재 최선을 다해 상품을 수급하고 있고, 고객행복센터 및 물류센터는 늘 비상대기 중으로, 상황에 맞추어 조율해야 하는 배송 인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실시간으로 변하는 방역 상황에 맞추어 인력 운영을 유연하게 조율해야 해 조기 품절과 배송 지연 등의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 논의를 통해 필수 방역 상품(마스크, 손 소독제 등)에 대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관련 내용은 다음주 중 별도의 공지를 통해 더 자세히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마켓컬리가 고객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직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부족함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양해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마켓컬리의 올해 연간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대비 배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결제액은 414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한해 거래액 429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이미 기록했다. 직원이 아닌 고객의 한 사람으로 경영하겠다고 밝힌 김슬아 대표가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시장의 선두주자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프로필

▲1983년 부산 출생 ▲2007년 미국 웰즐리대 정치학과 졸업 ▲2007년 골드만삭스 홍콩지사 ▲2010년 맥킨지앤드컴퍼니 홍콩지사 ▲2012년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홀딩스 ▲2013년 베인앤드컴퍼니 한국지사 ▲2015년 (주)컬리(옛 더파머스)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