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항공·물류


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차입금 상환’ 적신호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하는 현산, 그룹 재건 기회 사라진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 영구채 8000억원 주식으로 전환 가능성 ↑…금호, 성장 동력 사라져
금호고속, 현금 생산 능력 없어... 금호산업 지분 45%는 채권단 담보로 잡혀
채권단이 차입금 연장 안 해주면 금호산업도 ‘국유화’…산산조각 나는 금호

 

[FETV=김현호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호그룹의 차입금 상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자금난을 벗어나고 이를 발판삼아 그룹도 재건하겠다는 금호아시아나 경영진의 '금호그룹 재건' 시나리오도 덩달아 물거품 위기에 내몰렸다. 당장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관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차입금 상환부터 어려워졌다. 그룹 내 유일한 ‘버팀목’인 금호산업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룹 자체가 산산조각 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눈물’의 매각 실패…금호그룹 재건 ‘빨간불’=박삼구 전 회장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진들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하다 자회사인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 이는 그룹 자산에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이어졌다.

 

정상적인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금호그룹은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주당 4700원으로 계산해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3228억원의 구주 금액을 수혈 받기로 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산의 인수계획에 차질이 커지자 인수합병(M&A)이 최종 무산 수순까지 어이졌다. 이로 인해 금호그룹의 그룹 재건을 계획도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조종간 다시 잡기 힘들 듯..."남은 건 금호산업 뿐인데"=M&A가 최종 불발될 경우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운전대’를 다시 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사람과 물류가 이동하는 사업이며 국제관계도 얽혀 있어 전문적인 경영인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 직접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국유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가 처음으로 국유와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이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되면 그룹의 성장 동력은 사실상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게 된다. 하지만 금호고속은 코로나19로 경영악화가 이어져 현금생산 능력이 없는 회사로 분류된다. 금호산업을 제외하면 금호그룹은 마땅한 성장 동력이 없다.

 

 

건설업을 영위하는 금호산업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실적을 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1조5977억원, 영업이익은 55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 16%, 31.3% 증가했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전년대비 63.9% 늘어난 1조14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호산업도 채권단이 직접 관리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경영난에 빠져있는 금호고속이 금호산업 지분 약 45%를 담보로 채권단에 130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이를 상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내년 1월말까지 차입금 13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금호고속의 현금창출 능력을 고려하면 금호산업마저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호고속 ‘차등감자’ 이뤄질 듯...금호산업도 아시아나항공 수순=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계약 무산이 이뤄지기 전 “계약 무산시 모든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며 “금호는 하등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호도 피해자라는 해석으로 이에 따라 차입금 상환 시기를 연기해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이 상환 시기를 연장하더라도 금호가 현금창출 능력을 키우지 않는 이상 차입금을 갚아낼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대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자본 총액을 줄이는 방법인 ‘차등감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차등감자해 채권단의 차입금을 상환하라는 것이다. 실제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에 차등감자를 이뤄내기도 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본잠식 상태인 아시아나항공에 국책은행이 출자전환 등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기존 대주주의 책임을 묻기 위해 금호산업 지분에 차등감자를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