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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과 동문 4인방 손보시장서 '한판 승부'

은행·컨설팅·관료 등 색깔 다양...최후 승자는 누구

 

[FETV=권지현 기자] 누가 웃을까. 손해보험업계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의 뜨거운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사장과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사장,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사장,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은행, 컨설팅, 공직 등 진로는 달랐지만 시간이 흘러 이들은 손해보험시장에서 다시 만났다. 각자의 장점과 특징은 다르지만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로서 성공에 대한 목표는 같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권태균 하나손보 사장은 회사 출범식 및 조직개편을 갖고 본격적인 보험업 진출 신호탄을 울렸다. 권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트윈타워지점장,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지냈다. 하나·외환은행에서의 근무 경험은 지난 2015년 양사 통합 당시 권 사장이 조직 융합 등 큰 역할을 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이때의 공을 인정받아 그는 지난 5월 하나손보 초대 CEO로 취임했다.

 

하나손보가 중점을 두는 사업은 '디지털'이다. 지난 2월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하나손보로 재탄생시킨 것은 적극적인 디지털손보 시장 진출을 통해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비중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하나손보의 전신인 더케이손보는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445억원의 순손실을 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말에는 105억원 적자였다. 작년 말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은 127.7%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하나손보의 당면 과제는 성공적인 디지털보험 시장 안착을 통한 흑자전환 및 자본적정성 개선이다. 그만큼 권 사장의 능력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강성수 한화손보 사장은 오랜기간 한화에서 근무한 '한화맨'이다. 강 사장은 한화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한화손보의 전성기를 이끈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강 사장이 재무담당 전무를 지낸 2016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한화손보는 순익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가 재무부문 임원이 된 직후인 2016년 6월 말 기준 602억원이던 한화손보 순익은 1년 만에 55.6% 성장해 937억원을 돌파했다. 1년 새 335억원을 더 거둔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상반기 한화손보의 순익이 눈에 띈다. 당시에는 일반·자동차보험의 손해액과 장기보험 사업비 지출 증가 등으로 손보업계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평균 17% 급감한 때였다. 한화손보는 이 시기 비교적 선방해 전년 대비 12.7% 감소한 81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강 사장이 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2019년 급감한 한화손보 순익은 지난 3월 그가 한화손보 대표로 취임한 이후 다시 큰 반등을 이뤄냈다. 올 상반기 한화손보의 순익은 701억원으로 1년 전(140억원)보다 5배 성장했다.  

 

 

최원진 롯데손보 사장은 정영호 캐롯손보 사장의  경제학과 1년 후배다. 대학 졸업 후 10년간 경제관료 생활을 한 그는 보험사 CEO 중에서도 손꼽히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 등을 지낸 뒤 지난해 10월 롯데손보 대표직에 올랐다.

 

최 사장 취임 당시 롯데손보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말 롯데손보는 511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적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롯데손보는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 633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6개월 만에 1144억원의 순익을 거둔 점은 괄목할만하다. 상반기 기준 최근 4년간의 성적을 살펴봐도 올 상반기 실적은 돋보인다. 400억원 안팎을 오고갔던 롯데손보 순익은 올해 처음으로 600억원을 돌파했다.

 

정영호 캐롯손보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컨설팅기업 액센추어를 거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한화손보 전략혁신담당, 한화 재경본부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을 지냈다. 한화손보가 최대주주(75.1%)가 돼 추진한 캐롯손보의 설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난해 5월 캐롯손보의 수장이 됐다. 캐롯손보는 100% 디지털손보사를 표방한다.

 

정 사장은 현재 캐롯손보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혁신적인 상품 구성과 적극적인 보험 출시도 눈에 띈다. 캐롯손보는 올해에만 보험업계의 특허권이라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을 4개 획득했다. 보험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핵심 상품 대부분의 월 보험료가 1만원대 미만인 만큼 수익 창출 모델을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영업을 시작한 캐롯손보는 올 상반기 보험영업부문에서 당기순손실 119억을 내는 등 총 131억원의 적자를 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들이 보여줄 한판 승부에 손보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