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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뉴딜과 자산매각 그리고 경영정상화"…박정원의 '두산 2.0' 성공할까?

두산 ‘박정원’, 클럽모우CC 매각으로 차입금 3조6000억원 상환 시작
인프라코어 인적분할 통할까?…“매력 떨어져 단시간 매각 가능성 낮아”
꾸준한 밥캣 매각 목소리에도 안 판다는 두산…차입금 상환은 어떻게?
박정원 회장, 자산매각·뉴딜로 두산중공업 사업 재편해 경영정상화 시도
국내 유일 종합발전설비 회사인 두산重…풍력발전에 역량 집중할 듯

[FETV=김현호 기자] 두산중공업발(發)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박정원 회장의 '두산부활' 전략에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첫번째 자산매각이 성공한데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전략에 발맞춰 사업 재편도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창립 124주년을 맞은 두산의 미래를 위해 박 회장이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산 박정원號가 경영정상화의 항로에 진입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게 일각의 관측이다.   

 

 

◆차입금 상환 시작한 두산, ‘앞길은 구만리’=두산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 받았다. 박정원 회장은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하고 지난 2일,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했다. 경영정상화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차입금 상환을 시작한 것이다.

 

두산은 이후에도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BG 등 비핵심 자산을 추가 매각해 경영정상화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두산이 많은 계열사들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으며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3조원이 넘는 차입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인 상황이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만큼 채권단에 차입금 상환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진짜 알짜배기 회사로 분류되는 두산밥캣은 팔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인프라코어의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밥캣의 매각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주사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인프라코어와 밥캣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 형태로 두산중공업에 흡수되는 식이다. 두산은 인프라코어를 사업회사와 밥캣을 포함한 투자회사로 인적분할 하고 사업회사는 매각, 투자회사는 두산중공업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에서 차지하고 있는 두 회사의 영업이익 비중이 56%에 달해 밥캣만은 지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밥캣의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나온다. 인프라코어가 단독으로 시장에 나와도 인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기계 영업이익의 62.9%를 차지했던 밥캣을 분리할 경우 매물로써 매력이 떨어지고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과 중국법인 (DICC) 지분매각과 관련해 7196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단기간에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정원, 한국판 ‘뉴딜’로 사업재편 성공할까?=채권단이 차입금 상환 시기를 못 박지 않은 만큼 박정원 회장은 밥캣을 최후의 순간까지 지킬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남은 상환 금액은 신사업을 확장시켜 실적을 끌어올리고 추후의 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풍력발전이다.

 

두산중공업은 수력, 원자력 등 에너지원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발전설비 전문 회사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키우고 있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다르게 원자력과 석탄화력에 매출이 90% 가량 집중됐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을 영위하다보니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일어난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늘리기로 했으며 ‘그린 뉴딜’에 4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도 해상풍력발전을 키워 5년 안에 1조원의 매출로 키울 계획을 세웠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해상풍력 분야 대표 기업으로서 '그린뉴딜'에 적극 동참하고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발전기를 제조하는 두산중공업은 2005년부터 풍력발전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3MW(메가와트, 1MW는 1000kW)급 풍력 발전 시스템을 개발해 업계최초로 국제 형식인증(DEWI-OCC Type Certificate)을 취득했다. 이후 해상 풍력 발전시스템과 저풍속 모델 개발을 지속했으며 2017년에는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다. 기술개발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이지난 10년 동안 수주한 누적금액은 660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해상풍력시장은 2030년 177GW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19년 대비 6배에 달하는 성장규모다. 정부도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연평균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을 신규공급하기로 했다. 또 전북 고창과 부안 인근의 서남권에 14조원 달하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입찰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실적을 보유한 만큼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해상풍력발전은 국가적 과제로 추진됐지만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에 철수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기술개발에 포기하지 않았고 지속적인 투자 끝에 국내 풍력발전기술의 동아줄이 됐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을 정도다. 박정원 회장이 유동성 위기 극복과 사업재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두산중공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