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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6년 만에 완성된 ‘꿈’

상반기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 처음으로 '30%' 달성
하나금융투자 '효자' 역할...보험·카드 등도 순익 급증

 

[FETV=유길연 기자] “앞으로 10년간 비은행 부문 비중을 그룹 전체 이익의 30%로 늘려나갈 것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2014년 1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올해 상반기 급증하면서 그룹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기록했다.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 30%를 달성하겠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목표가 5년 당겨진 올해 실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1조34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044억원)에 비해 11.6% 늘었다. 이에 하나금융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이러한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이뤘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대손충당금으로 작년 동기 대비 두 배가 넘는 5252억원을 쌓았다.  

 

하나금융이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비은행부문의 급성장이다. 올 상반기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초로 30%에 달했다. 작년 말에 비해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비은행부문의 비중 증가는 은행 실적이 상승한 상황에서 거둔 것이라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은행 실적이 줄고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이 늘면 비은행부문 비중은 커진다. 하지만 그룹 입장에서는 은행 경쟁력 약화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하나은행의 순익은 1조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모든 계열사가 일제히 성장한 셈이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경쟁력 향상의 1등 공신은 단연 하나금융투자다. 하나금투의 상반기 순익은 작년 동기 대비 12.9% 급증한 172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정성과 금융사들을 곤혹에 빠트린 사모펀드 사태라는 두 가지 악재를 뚫고 기록한 성적이다.  

 

특히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 가운데 올 상반기 실적이 증가한 곳은 하나금투가 유일하다. 금융지주 증권사 실적 부동의 1위를 달리는 NH투자증권도 상반기 당기순익은 2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KB증권도 1분기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순손실을 기록한 결과 상반기 순익은 23.7% 급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규모 환매연기를 불러온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연루되면서 올 상반기 순익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도 거두지 못했다. 

 

하나금투는 최근 3년 간 투자금융(IB)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전년 대비 60%급등한 1226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2018년에는 이보다 500억원 더 늘어난 17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후 작년에는 사상 최초로 2000억원대 순익(2765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하나금투의 미래도 밝다. 작년 7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에 주어지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인가받아 IB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또 올해 2월에는 하나금융지주가 하나금투에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올해 초대형 투자은행 인가를 받아 향후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다면 실적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캐피탈(841억원), 하나카드(653억원)도 각각 78.7%, 98.9% 순익이 증가하면서 하나금융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하나캐피탈은 디지털화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로 인해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하나카드도 디지털화로 비대면 거래를 늘리면서 두 배 가까운 순익 증가를 이뤄냈다. 카드와 캐피탈 부문은 올해 하반기 경기가 회복돼 소비가 증가하면 실적이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생명도 전년 동기 대비 81.6% 급증한 23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특히 보험 부문은 올해 김 회장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로 세운 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전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강화는 김 회장의 일관된 경영 전략이다”라며 “올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이 크게 오른 만큼 올 한해 성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