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627/art_15934783805278_060176.jpg?iqs=0.5410256637574224)
[FETV=김창수 기자]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해 1월 LG화학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신 부회장은 취임 첫 현장경영을 가속화하는 등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광폭 행보릉 이어갔다. 하지만 신 부회장의 센세이션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해들어 신 부회장의 광폭 경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국내에 포진한 LG화학 공장의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해외와 국내에서 인명 사고가 잇따라 터졌고 신 부회장이 올해 초 선포한 ‘뉴 비전’은 빛을 발했다. 인명사고 직후 일부 메스컴엔 출처가 불분명한 '포스트 신학철' 하마평까지 무성했다. LG화학 경영진은 이후 ‘안전 확립’을 내세우고 후속 조치 단행 및 재발 방지에 나섰으나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학에서 과학으로’를 모토로 내선 LG화학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기존의 전통적 산업 분야에서 나아가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강화 및 조직문화 개선으로 회사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연이은 근로자 사망사고, 암초 만난 신학철號=신 부회장은 LG화학 합류 이후 연이은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취임 직후 정보전자사업본부와 재료사업부문을 합치고 첨단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소재와 전지 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듀폰의 솔루블 OLED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최근엔 독일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 인수전에도 나섰다.
공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던 신 부회장에게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 5월이었다. LG화학은 그 달 인도와 대산공단에서 두 차례 인명 사고를 냈다. 5월 7일 인도 비사카파트남에 위치한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는 스티렌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현지 주민 14명이 사망하고 수백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여의도 본사에서 LG화학이 ‘뉴 비전’을 선포하는 날 일어난 사고였다.
![인도 소방관들이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앞에서 산소 실린더를 들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627/art_15934903364373_d8c496.jpg)
이어 같은 달 19일에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공단의 LG화학 촉매센터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LG화학은 인도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지원단을 인도에 파견해 사고 원인 규명 및 피해 복구를 지원했다. 대산공단 사고와 관련해서도 경찰 조사를 받음과 아울러 서산시·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 등과 함께 8700억원을 투자해 공단의 안전 및 환경 강화에 나섰다. 또 전세계 40개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고위험 공정 및 설비에 대해 긴급 진단을 벌이고 도출된 개선사항은 즉각 조치를 취했다.
설계 단계부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새로운 IT시스템도 개발한다. 이 시스템은 국내에는 올해 말, 해외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이 목표이며 안전성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은 투자는 규모와 상관없이 원천 차단키로 했다.
다만 두 건의 인명 사고들이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있어 완벽한 수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LG화학 측에 의하면 인도와 대산공장의 두 건 사고 모두 아직 특별한 진척사항 없이 계속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 여부에 따라 최악의 경우 최고 책임자인 신 부회장의 거취 문제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5월 7일 디지털생중계를 통해 LG화학 새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LG화학]](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627/art_15934784082948_7adc2a.jpg?iqs=0.5845504324909722)
◆ 코로나19 불구 1분기 실적 선방…체질개선으로 파고 넘는다=LG화학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2365억원으로 직전 분기(132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대비 15.9% 감소했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출은 7조11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다.
하반기 실적 기상도 또한 '맑음'이다. LG화학 측 관계자는 "쉽게 얘기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자동차 배터리 및 2차전지 부문의 호조로 실적 예측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LG화학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지난 5월 ‘화학을 넘어 과학으로’를 선포한 LG화학의 새로운 청사진의 중심에는 ‘배터리’와 ‘조직문화 혁신’이 있다.
석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꾸렸던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첨단소재, 항암치료 백신 개발 등 생명과학 부문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공격적이다. 올해 1분기 LG화학 실적을 살펴보면 총매출 7조1157억원중 전지 부문과 첨단소재 부문, 생명과학 부문 등 비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8%로 절반 가까이 올라섰다.
LG화학을 ‘차별화된 소재와 솔루션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이 신 부회장의 희망가다. LG화학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하반기 경영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위기를 넘어 체질 개선과 과감한 사업분야 개편으로 조직의 대수술(?)을 진행중이다. 미래의 불확실성 환경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신 부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