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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디지털', 뭐든 배우겠다"

中企방문 등 '디지털 전도사'로 거침 없는 행보 이어가

 

[FETV=유길연 기자] 올해도 '리딩금융' 수성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회장은 조직의 디지털 전환에 도움이 된다면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서 배우는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조직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오는 1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존비즈온을 방문한다. 조 회장은 을지로 오피스에 위치한 서비스 체험공간인 DTEC(Digital Transformation Experience Center)를 둘러보고 김용우 더존비즈온 대표이사와 디지털 사업과 관련된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IFRS솔루션, 클라우드, 정보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중견기업이다. 기업 정보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이 개발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모바일 오피스, 전자금융 등의 서비스는 금융권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과도 밀접한 분야다.

 

자산규모 578조, 한해 순익이 3조원이 넘는 '공룡' 금융그룹 수장인 조 회장이 작은 ICT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이유는 최근 금융권의 핵심 과제인 '디지털 전환'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은 핀테크 기업들과 인터넷은행들이 디지털로 무장하면서 은행과 같이 기존의 금융사들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으로 무장해 대출, 결제, 금융상품 가입 등 금융거래의 편의성·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스타벅스와 같은 비금융기업들도 온라인 결제와 암호화폐로 기존의 금융사들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이 같은 금융의 질적 전환 속에서 일각에서는 신한금융 같은 큰 조직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대형은행 중심의 금융그룹들은 은행 특유의 보수성이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회장의 이번 방문을 금융권에서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더존비즈온의 디지털 적응 방식을 관찰하고 배울 부분이 있다면 신한금융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은 연임 확정 후 첫 해인 올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변화의 신호탄은 '데이터 경제'다.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지난 12일 기준 시범운영에 돌입한 금융 분야 데이터거래소에 업로드된 데이터 가운데 인기있는 데이터 공급 기업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한카드가 데이터거래소에 올린 올해 1분기 시·군·구별 코로나19 소비동향 데이터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3월 도입한 ‘디지털 후견인 제도’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 제도는 디지털 핵심기술을 각 그룹사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조 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를 비롯한 디지털 핵심기술과 헬스케어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협업과제 발굴, 사업성 점검 등 종합적인 제도 관리 지원을 담당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추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AI 분야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직접 담당한다. 빅데이터 분야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디지털 후견인을 맡았다. 

 

조 회장의 디지털 전환의 의지는 지난달 21~24일 나흘 간 이어진 집중 토론회에서도 이어졌다. 그룹사 CEO들과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총 10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는 신한금융에 디지털 DNA을 효과적으로 이식할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는 신기술·사업 발굴과 같은 기존 논의 뿐 만 아니라 새로운 조직 문화 구축에 대한 심도 있는 토의가 이뤄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 혁신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그룹 전체의 질적 전환을 이루는 것이 신한금융 디지털 전환의 목적"이라며 "신한금융은 현재의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디지털 전환에 도움이 될 기업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서 배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도사'로 나선 조 회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