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재계


[클로즈업]회장 취임 2년 앞둔 '젊은총수' LG 구광모

공정위發 동일인 지정 1주년 맞는 구광모 회장…LG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 박차
고(故) 구본무 색깔 지우는 구 회장…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과감한 인사 시도
7000억원 규모의 상속세 재원 마련은 숙제로…당기순이익 증가한 ㈜LG, 배당금도↑
3조원 ‘현금 실탄’ 장착한 LG그룹, 구광모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 나설까?

 

[FETV=김현호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정식 총수(동일인)로 인정받은 이후 15일, 1주년을 맞이했다. 재계 최연소 총수로 2018년 6월부터 그룹을 이끌었던 점을 감안할 경우 한달 뒤면 LG그룹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구 회장은 LG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외부인사 수혈 등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취임 이후에는 오너일가의 ‘아킬레스건’부터 제거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상속세 납부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초강력’ 개혁 드라이브 걸며 변모 꾀하는 구광모 회장

 

구광모 회장은 주력 계열사의 비주력 사업에 대한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LG전자는 수천억 원을 쏟아 붓고도 성과가 나오지 않은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매각하기로 했다.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담당,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도 기존 ‘G', 'V’ 시리즈를 정리며 ‘LG벨벳’ 휴대폰을 새롭게 출시했다.

 

LG화학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부상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으며 네이버에 밀리고 시장경쟁이 심화된 LG유플러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사업과 LG이노텍의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도 정리하기로 했다.

 

공격적인 M&A와 인재 교체도 서슴지 않고 진행됐다. 구 회장은 그룹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인 1조4400억원을 투자하며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회사인 'ZKW'를 인수하는데 일조했고 이밖에도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8000억원에 인수, LG화학도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기술인 ‘솔루블(Soluble) OLED’를 미국 듀폰사(社)에서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는 ‘구광모의 LG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임원진들이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현재, 구 전 회장 시절 재직했던 6명의 부회장 중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3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순혈주의’ 체제를 벗기 위한 외부인사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대표와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등 14명의 인사를 수혈했다.

 

◆오너 일가 ‘아킬레스건’ 제거하며 일감몰아주기 의혹 털어내

 

구광모 회장은 취임 직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으켰던 물류 계열사 ‘판토스’ 지분을 정리했다. LG상사가 5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판토스는 1977년 설립돼 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판토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78%에 달해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논란이 있었다. 당시 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은 판토스 지분을 19.9%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지분이 20% 이상일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그룹의 IT 회사 LG CNS의 지분도 일부 매각하며 투명한 경영 가치를 내세우기도 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LG가 보유하고 있는 LG CNS의 지분 85% 중, 35%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지주회사인 ㈜LG 지분을 46.6% 보유하고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오너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갖지 못하게 돼있다. ㈜LG는 LG CNS 지분을 85% 보유하고 있었다.

 

◆구광모 회장, ㈜LG 당기순이익 늘자 배당금도↑

 

판토스 매각 금액은 상속세 납부로 이어졌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LG지분(11.28%) 중 8.8%를 상속 받았다. 기존주식을 합한 지분으로 구 회장이 보유한 ㈜LG의 지분은 15%로 현재 ㈜LG의 최대주주다. 구 전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의 가치는 9215억원 가량이다. 이중 구 회장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7200억원에 달한다. 남은 금액은 연부연납제를 통해 2023년까지 완납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남매와 함께 연 1500억원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법은 배당금 늘리기다. ㈜LG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별도 기준 모두 증가했다. 이로 인해 ㈜LG의 2020년 배당금액은 주당 2200원으로 2019년보다 200원이 늘었고 구 회장도 569억원을 챙기게 됐다.  

 

◆‘현금 실탄’ 확보한 구광모 회장, 또 다른 M&A 나설까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사장단 워크샵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이는 구 회장의 새로운 ’LG‘를 만들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조화시켜 그룹의 신(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련 업계에서는 LG그룹이 올해부터 M&A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는 계열사 사업·지분과 LG베이징 트윈타워 등을 매각하며 3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LG전자 등 계열사가 출자해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기업을 물색 중이다. 구 회장은 그밖에도 그룹의 미래를 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부품,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LG그룹에 일반사원으로 입사하며 근무연한을 채우는 등 재벌의 통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체질 개선까지 시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급격한 산업 변화가 예고돼 있는 만큼 2020년은 구광모 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중요한 시점이 됐다. 구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졌지만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