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19/art_15888122459693_b9a113.jpg?iqs=0.572026046339813)
[FETV=김현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랜 숙원 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이달 착공에 나선다. 서울시는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될 현대차그룹의 GBC 착공신고서를 6일 수리하고 착공신고필증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그룹은 2026년 하반기 준공을 계획으로 다음 주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지상 105층으로 세워지는 GBC는 국내 최고층 건물로 예약됐다. 업무 빌딩과 호텔, 전시, 공연장 등 복합시설로 대규모 복합시설로 준공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GBC가 건립되면 26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22만명의 고용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제철의 숨통도 어느 정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의 실적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빠져있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2000억원 하락한 20조5126억, 영업이익은 68% 폭락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1.62%, 0.13%를 기록하며 지난 5년 대비 최악이었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97억원의 적자를 냈다.
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 않은 가운데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GBC 착공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GBC 공사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상태다. 시공사로 낙점 받은 가운데 현대제철은 이들 컨소시엄에 철강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GBC에 건설자재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2016년 컨퍼런스콜을 통해 GBC 공사에 투입되는 철강제품은 17만t이 예상된다고 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형강 6만t, 철근 5만4000t, 후판 3만3000t, 배관용으로 쓰일 강관은 2만t 등이다. GBC 건립은 현대제철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대제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2300만t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17만t의 수치는 1%도 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국가적 랜드마크로 건설되는 GBC를 고려하면 현대제철에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끌어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프리미엄 철강제품 판매 목표를 918만t으로 삼았다. 지난해보다 27만t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고급 건축용 강재 ‘H CORE’는 전년 대비 매출이 150% 증가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강재 브랜드인 H CORE는 현대제철이 지난 2017년에 출시한 제품으로 내진용 전문 철강재로 사용된다. 강재는 건설 공사 등의 재료로 가공되며 자동차 시장에 납품하는 강판과 봉형강 등으로 제조된다. 현대제철은 ‘H CORE’ 6만t을 GBC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제적 홍보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3000주(보통주)를 장내 매수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책임경영과 주주신뢰 회복을 위해 결정했다”며 “주가 방어 차원의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