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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감당할 수 있을까?

불황에도 “인수철회는 없다”…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강행
지난해 9년 만에 적자에 매출 하락도 ‘기정사실화’된 제주항공
LCC업계 최악이라는 이스타항공…보잉기 계약금도 부담으로

 

[FETV=김현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황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철회는 없다며 완주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이스타항공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데다 이를 인수하는 애경그룹의 자회사 제주항공도 자금력이 넉넉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져 당초 계획했던 주식 취득 예정일이 변경됐지만 제주항공은 인수를 5월까지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시장의 걱정에도 제주항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경영악화로 ‘내 코가 석자’인 마당에 무리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년 만에 적자를 올리며 위기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 3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351.38%까지 치솟아 전년 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실적부진의 이유는 중국, 일본에서 발생한 한한령과 일본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업계 특성상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데 중국과 일본의 국제선 노선 매출 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LCC업계중 가장 높은 15%, 일본은 31%에 달했다.

 

제주항공은 흔들리는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1조38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5% 증가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5% 급감한 2650억원으로 예측됐다. 항공 산업 회복은 내년에 돼서야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제주항공의 올해 매출 하락은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이스타항공은 LCC 항공사중 재무상태가 가장 악화된 기업으로 꼽힌다. 2017년 157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1년 뒤 66.1%가 감소해 53억원으로 추락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794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당기순손실도 무려 909억원을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기업결합 신청을 승인하면서 ‘이스타항공은 회생 불가 회사’로 판단한 이유가 실적 참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실적 부담과 더불어 미국 항공기 업체 보잉과 관련한 문제도 합병 추진의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제주항공은 미국 보잉과 ‘보잉737맥스8’ 항공기 5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부터 인도 받는 항공기를 위해 5년 동안 5조원을 납부해야 한다. 자칫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부채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인수자금 17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자 국책은행들이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출·협조융자)를 통해 자금 지원을 추진했다. 하지만 동참한 시중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LCC업계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2분기는 국제선 노선의 운항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다"며 "최악의 항공업황 속에서 이뤄지는 이스타항공 인수는 제주항공의 차입금 증가와 재무구조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