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벼랑 끝에 선 현대제철 안동일號 생존해법 찾을까?

2019년 매출·영업이익·순이익률·영업이익률 모두 최악, 잠원 사옥 매각 키로
매출 60% 차지하는 ‘판재류’ 경고등 켜져…코로나19에 미국·EU 수입 줄일 듯
가동률·생산량 모두 떨어지는 강관부문, CBSI 떨어지면서 사업재편 1순위 거론

 

[FETV=김현호 기자] 지난해 ‘어닝쇼크’가 발생한 현대제철이 2020년에도 '악전고투'를 이어오고 있다. 경영난도 심각하다. 급기야 자금난 완화를 위해 서울 강남구 잠원동에 위치한 사옥까지 매물로 내놨다. 현대제철이 코로나발19發 경영난을 겪는 등 백척간두의 위기상황에 내놀린 것이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수요사업의 부진에 제품가격이 하락했다”며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4월 초에는 철강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HIT(Hyundai steel : Innovation Together) 혁신추진을 선포하며 설비기능을 저하시키는 인적·물적 불합리 요소를 발굴하고 근원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에는 안동일 사장 지속 조직인 프로세스혁신 TFT를 배치했고 단조사업을 분리해 전담 회사인 신설법인 현대아이에프씨를 1일 출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은 사업부문의 재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이 떨어졌는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 폭락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 철광석 생산량에 50%를 차지하는 호주와 브라질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해 철광석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62%와 0.13%를 기록하며 지난 5년 동안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다.

 

실적 개선에 힘써야 하지만 주력 사업인 판재류 부문에서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제철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후판, 열연, 냉연 등 판재류는 지난해 현대제철에서 13조7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6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가가 심각해진 코로나19 피해로 판재 품목이 흔들리고 있다. 현대제철의 1분기 판재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최대 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의 생산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회사의 주력 상품인 열연과 냉연은 자동차용 강판에 주로 사용된다.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생산 비중은 전체에서 48%에 달하는데 이 중 현대·기아자동차에게 90%를 공급한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의 공장이 멈춰서면서 현대제철의 납품 계획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 등 생산공장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판재류에 상당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강판 판매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주와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현대제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업 재편이 가장 유력한 분야는 강관부문이다. 현대제철의 강관부문 가동률은 2018년 72%였다. 같은 해 다른 사업부문인 냉연(107.7%), 후판(96.8%), 열연(88.4%), 봉형강(87.4%)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2019년 가동률은 63%까지 추락했다. 등락을 거듭하는 봉형강 등 주력 사업에 비해 생산실적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스테인리스 등을 포함한 강관은 2017년 163만t(톤)에서 2018년 162만t, 지난해에는 141만t에 그치는 생산량을 기록했다.

 

강관사업은 전망도 어둡다. 강관은 철광석을 가공해 강철로 만든 후 토목·건축용 자재로 쓰인다. 그런데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실사지수(CBSI)가 59.5를 기록했다. CBSI가 100을 밑돌면 건설업 경기가 부정적이라는 신호다. 85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수가 60밑을 기록한 것으로 2008년 3월, 금융위기 직전 수준인 58.2와 비슷한 수치다.

 

정비사업규제를 강화하는 정부와 코로나19로 발주를 미루고 있는 전 세계 현황을 고려하면 현대제철이 강관사업 정리에 힘을 보태고 있는 모양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강관사업부 매각은 논의 중에 있으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매각 부문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매각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