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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수출 꺾이고 물가 오르고"...적신호 켜지는 한국 경제

3월 소비자물가 1%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
3월 수출 전년 대비 0.2% 감소...4월 이후 ‘불투명’
경제전문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가시화”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장기화로 전 산업에 걸쳐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은 감소하고 소비자 물가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한국경제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 1% 상승...장바구니 물가는 ‘껑충’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 3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54(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으나 올해 1월 1.5%로 올라선 뒤 2월 1.1%, 3월 1.0%로 석 달 연속 1%대를 나타냈다.

 

농산물 가격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 다만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난 축산물과 가공식품 등 식료품 값이 뛰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른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의 부담은 계속됐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비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품목별로 가격의 오르내림이 달랐다.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로,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였던 2월(0.4%)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서비스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가격 상승 요인이 많은 연초임에도 0.9% 상승에 그쳤다.

 

상품 가운데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3.2% 올랐고, 공업제품 가격은 1.3% 상승했다.

 

특히 식재료 소비 수요가 늘어난 축산물이 6.7% 올랐고, 가공식품도 1.7% 상승했다. 달걀은 20.3%, 돼지고기는 9.9%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의 변화, 경기 진작 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미쳤고, 국제적으로는 경기가 안 좋아 유가가 하락한 점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며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가 물가 상승·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3월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며 "작년에 물가가 낮았던 기저 효과가 있어서 향후 물가가 마이너스(-)로 가긴 어려우나,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수출 최대변수 '코로나19'…이달 선방했지만 4월 이후가 ‘걱정’=물가가 상승하며 장바구니 물가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지난달 수출은 코로나19의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3월달만 보면 어느정도 선방했지만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세계 경기게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4월 이후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2018년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오다가 지난 2월 15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지난달 다시 소폭 하향했다.

 

전월의 증가세를 계속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평균 수출도 전월의 -11.9%보다 낙폭을 줄인 –6.4%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급락,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이 한국 수출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3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달 수출에서 주목할 점은 수출물량이 13.1% 증가한 것이다. 3월 수출 물량은 1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 기록하며 2개월 연속 늘었다.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한 초반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자동차업계는 3월 수출에서 선방했다. 중국 31개 성·시 내 공장이 조업을 재개하고 국내 생산공장의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이달 부품 수급 어려움에 따른 영향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대(對)중 수출은 전년도다 5.8% 하락했으나 감소율은 전월의 –8.9% 보다 줄어들었다.19일 기준 중국 진출기업 1189개 중 98.0%인 1165개가 정상 조업 중이다.

 

 

수출 효자상품인 반도체는 스마트폰, PC의 1분기 출하량 급감으로 물량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2.7% 감소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전체 수출의 17.3%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목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월 수출이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소폭 감소에 그치는 등 한국 수출은 아직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수출 물량이 증가세를 보이며 펀더멘털은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럽·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4월 이후의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유럽, 미국으로의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하락 폭이 점점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8만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를 보유한 국가가 됐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EU회원국도 코로나 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3월에 미국과 EU 시장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만큼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는 4월에는 이들 시장에 대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개월 연속 하루평균 수출이 하락세인데다가 3월 수출단가가 11.7% 급락한 것도 불안감을 키운다. 지난달 수출 단가는 지난해 평균 수준인 -10.6%보다 감소 폭이 컸다. 업종별로는 석유제품 -22.7%, 석유화학 -17.2%, 섬유 -9.7%, 철강 -9.1%의 하락세가 크게 나타났다.

 

수출기업들의 수출산업경기 전망도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국내 915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79.0으로 2013년 1분기 78.4 이후 7년 3개월만에 80선이 무너졌다고 23일 밝혔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분기 102.2에서 79.0으로 급락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수출여건이 전분기보다 개선, 100을 밑돌면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정부는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수출의 급격한 위축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0일 총리 주재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 7개 정책금융기관은 무역금융을 전년보다 28조1000억원 많은 260조3000억원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중소·중견기업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수출채권조기현금화 5000억원 지원을 추가경정예산 통과 즉시 개시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우리 수출기업이 당면한 유동성 부족 및 마케팅·물류·입국제한 등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대 최대폭 감소...“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높다”=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전망이 점차 어두워지는 가운데 지난달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하는 등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월 중순부터 확진자 증가세가 본격화됐기 때문에 3월 지표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이나 재고율 등을 보면 제조업이 점점 안 좋아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생산이 아예 감소한다는 것은 문제"라면서 "소비나 투자부진이 생산감소로 이어질 텐데, 전체 경제 상황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화 가능성이 꽤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향후 영향이 더 커지면서 추가 악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장 나쁜 영향을 받은 것은 서비스업으로, 지표로 나타나는 것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3.5% 감소해 2000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폭 줄어들었다.

 

숙박업(-32.6%)의 타격이 컸고, 음식·주점업도 15.9% 감소했다. 운송업은 항공여객이 42.2%, 철도운송이 34.8% 각각 고꾸라졌다. 여행업도 45.6% 줄어들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준내구재 위주로 6% 감소하면서 9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