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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코로나19 패닉]<중>"백화점·면세점, "매장에 고객이 없어요"

3대 백화점 임시휴업으로 수천억원 손실 예상
면세점도 임시휴업으로 매출 ‘반토막’
면세업계 임대료 인하 호소…공사는 ‘묵묵부답’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휴점이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이달에만 5000억원이상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업체들의 성장으로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던 대형마트들은 설상가상 코로나 19의 여파까지 겹쳐 1분기 실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FETV는 코로나19 등 잇따른 메머드그 충격으로 신음하는 유통가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거세지는 가운데 올 초 매출 증가와 관광객 증가로 다가오는 봄 ‘춘풍’을 기대했던 백화점과 면세점 업계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 면세점들은 연이어 임시휴업을 결정하며 매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갈수록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유통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예년보다 이른 설 연휴와 신년행사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증가한 백화점 업계지만 이달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연이은 임시휴업과 매출 감소로 2월 실적은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개사의 1월 매출은 4.1% 늘었다.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 3사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따뜻한 날씨에 봄·여름 신상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해외유명브랜드(22.9%) 매출이 크게 올랐다. 또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 판매 증가로 식품(2.5%) 매출도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확진가가 확인된 이후 2월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의 수도 나날이 늘어났다.

 

지난 7일 23번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롯데백화점 본점은 3일간 임시 휴점을 결정했으며 이 기간 매출 감소액은 면세점 포함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정해진 휴점일 외에 전염병 확진자 방문으로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하루 평균 매출이 60억에서 100억원 수준이다. 고객은 하루 평균 주중의 경우 6~8만, 주말에는 평균 8~10만명 정도다. 백화점과 같은 건물에 있는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의 경우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하루 매출은 180억~200억원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롯데백화점 2월 첫 주말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과 비교해 11% 줄었고 신세계백화점은 12.6%, 현대백화점은 8.5% 줄었다.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던 두 번째 주말 매출은 다소 매출 감소 폭이 둔화하면서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듯했지만, 19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 1분기 매출은 통째로 날아간 셈이나 다름없다"면서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 외에는 딱히 대책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에는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이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현대아울렛 송도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 안전을 위해 정부의 사업장 신종 코로나 감염증 대응지침에 따라 방역과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보건 당국과 협의 후 영업 재개 시기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임시휴점했으며 국내 백화점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확진자가 식품관에 다녀간 것이 확인돼 이날 지하 1층을 임시 휴점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AK백화점 수원점, 이마트 성수·마포공덕·군산·부천·고양킨텍스점,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 롯데마트 송천점 등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임시 휴점 후 재개점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서울·제주)과 신라면세점(서울·제주), CGV 영화관 등도 영업을 중단했었다.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중국인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제주점도 같은 기간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 평균 매출은 하루 80~100억원, 제주점은 30~50억원으로 신라면세점 역시 임시 휴업기간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업계는 지난 4일부터 일제히 단축영업에 나서면서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위축된 소비 심리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점들이 코로나19여파로 2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유통업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개 변화가 민감한 면세점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0% 이상 감소할 수 있으며 3월이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며 “사태가 끝나고 항공기 노선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 실적 부진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면세업계에게 이번 코로나19사태가 더욱 뼈아픈 것은 올해 초반만 하더라도 면세업계의 전망이 밝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이 24조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한한령 이후 감소했던 중국인 관광객수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올 상반기 중 시진핑 주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여행길이 봉쇄되며 보따리상의 발이 묶이며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확진자 방문이 확인되며 임시 휴업까지 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임시휴업 후 영업시간 단축, 방역과 예방을 위한 고정비, 협력업체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피해는 업계추산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자 면세업계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면서 매출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 21일 인천항만공사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사태가 끝날때까지 면세점 임대료와 인도장 영업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며 영업시간 및 심야영업 축소를 제안해 사실상 거절의 뜻을 내비췄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신종플루 당시에는 임대료를 감면해줬으나 사스, 메르스 때는 임대료 인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매출감소가 최소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매출액은 25%, 이용객은 32%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이달들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매출은 전년보다 50%가량 급감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절반 정도 보따리상들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이에 따라 매출도 절반 정도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