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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출범 1년 앞둔 대우조선 이성근號 실적·합병 투트랙 경영 ‘지지부진’

41년 동안 한 회사에만 몸담은 이성근 사장, ‘샐러리맨’ 신화 일으켜
현대重과 기업결합 심사 진행…유렵과 싱가포르에서 잇따른 ‘딴지’
3분기 ‘어닝쇼크’ 일으킨 대우조선해양…4분기 실적 전망도 ‘잿빛’

 

[FETV=김현호 기자]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300여일이 지났다. 이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한 이후 41년 동안 한 회사에 몸담으며 사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로 평가 받고 있다.

 

이성근 사장이 이끌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쟁점은 현대중공업그룹과 합병 여부다. 6개 국가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며 한 곳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합병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기업결합에 빨간불이 들어온 모양세다.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에서 ‘독과점’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실적부진까지 겹치며 이 사장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는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의 동의를 시작으로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대 난관으로 평가 받는 EU가 발목을 잡고 있다. EU는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 신청을 받은 이후 12월17일(현지시간)에 본격 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EU는 심사를 가장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합병에 최대 난관으로 분류된 국가다. 그런데 1차 심사를 끝낸 이후 EU는 “예비심사 결과, 해당 합병이 다양한 국제 화물 조선시장에서 경쟁을 줄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한 상태다.

 

EU에 이어 싱가포르도 1차 심사에서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양사 간 사업이 중복돼 조선사 간 경쟁체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대우의 합병이 경쟁법을 위반할 가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싱가포르는 신청자에게 추가 정보나 문서를 요구한 상태다.

 

EU와 싱가포르가 문제 삼고 있는 부문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점유율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수주 잔량은 50%를 넘어 독과점 우려가 나온다. 특히 LNG선은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물량을 싹쓸이 하고 있어 합병에 난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주된 전 세계 LNG선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60.5%를 확보했다.

 

이성근 사장에게는 합병 문제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실적 문제까지 겹쳐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분기부터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심지어 3분기에는 256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어닝쇼크’가 발생했다.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적자유지가 유력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3.6%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목표 수주에 82%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실적 침체가 지속돼 4년 만에 처음 희망퇴직까지 실시한 상태다. 지지부진한 합병심사와 실적회복이 취임 1년을 앞둔 이성근 사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6개월 안에 매각 하겠다고 했는데 벌써 370여일이 지났다”며 “아직도 재벌특혜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실적 부담이 지속돼 이성근 사장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