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한영석 현대重 사장, 임금교섭 찍고 순항 깃발 올릴까?

4년 동안 기간 내 처리 못한 임금교섭…14일부터 노사 간 협상 시작
2020년, 수주 회복에 대우조선 합병 예고…첫 단추 꿰맬 수 있을까
현장총괄 맞고 있는 한영석 사장, 평행선 질주하는 노사 대립 숙제

 

[FETV=김현호 기자] 공동 대표 체제를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년 연속 임금교섭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취임 첫날 노조를 찾아가 소통 행보에 나섰던 한영석 사장은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2020년을 맞이했다. 세계 최대 조선소 설립과 수주 회복이 접쳐지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노조와 관계개선이라는 첫 단추를 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새 집행부를 선출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14일부터 사측과 임금교섭을 재개한다. 내부 변수가 불투명한 가운데 양사가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측은 설 연휴 전인 24일까지 임금과 단체협약 타결을 위해 집중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7개월 동안 교섭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0일 끝으로 협상이 중단됐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3사 중 기간 내 해결하지 못한 유일한 기업이다. 회사의 현장을 총괄하는 한영석 사장에게는 뼈아팠다.

 

기존에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기본급 대비 6.68%) 인상, 성과급 250% 보장, 정년연장, 고용안정, 원하청 총고용 보장 및 불공정거래 해소, 초과이익 공유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격려금 약정임금 100%+150만원 지급, 명절귀향비, 임금체계 개선 및 합리화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선출된 조경근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은 지난해 법인분할 반대로 극렬한 시위를 벌인 임원 가운데 한명이다. 당시 노조는 34차례 파업했고 징계대상자만 1400여명에 달했다. 사측은 일부 노조원들을 불법행의 등의 문제로 징계를 내렸고 이후 노사 간 갈등이 폭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강성’을 추구하는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노조가 출범해 원활한 임금교섭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대외 변수가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양측 모두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가 돌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지난해 수주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이 중 현대중공업은 3사 중 가장 낮은 76% 달성에 그쳤다. 2020년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로운 환경규제와 K-조선이 강점을 보이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이 대규모 발주가 예고돼 있어 조선업계의 전망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업계 ‘맏형’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 2020년 합병까지 예고돼 있다. 최대 난관인 유럽연합(EU)은 최근 합병심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과 기업결합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따라서 대외변수보다는 내부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한영석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지금가지 한 사장은 노조와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보안팀이 노조원을 폭행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 직접 사과를 했으며 노사업무 전담조직 폐지 등 노조 측의 요구를 들어주며 스킨십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는 또 지난 9일 조경근 지부장의 취임식에 참석해 "교섭 장기화는 노사 모두에 부담이다"며 "빨리 마무리 짓고,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말했다.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새해를 시작하는 한영석 사장에게는 현대중공업그룹 내 최대 변곡점이 될 2020년을 맞아 첫 단추를 제대로 꿰매야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한 사장의 리더십이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간 관계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