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조성호 기자]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20일 제 5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당선됐다. 35년간 대신증권 한 곳에서만 몸담으며 사장까지 올랐던 나 신임 협회장은 이제 금융투자업계 전체를 대표하게 됐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나 신임 협회장은 76.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새로운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뽑혔다.
나 신임 협회장은 1960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 인성고와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후에는 한국외국어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국제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나 신임 협회장은 1996년 대신증권 양재동지점장, 1997년 강남지점장을 거쳐 2004년 강서지역본부장과 이듬해 강남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에는 강남지점을 전국 1등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리테일사업본부장과 홀세일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이어 2010년 대신증권 부사장, 기획본부장, 홀세일사업단장을 거쳐 2012년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8년간 대신증권을 이끌어 왔다.
무려 35년간 대신증권에 몸 담으며 정통 ‘대신맨’으로 불리는 나 신임 협회장은 이제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업계에서는 자산관리(WM), 인사 등 증권사 업무 전반에 실무 경험이 있고 홀세일 영업 경험으로 운용사와의 관계가 폭넓어 금융투자사와 운용사의 동반 성장을 위한 가교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나 신임 협회장이 얻은 득표율을 보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날 선거에서 나 신임 협회장은 76.3%의 득표율을 받았다. 금투협회장 선거는 투표권의 40%는 57개 증권사와 222개 자산운용사, 5개 선물사, 12개 부동산신탁회사 등 정회원 295곳에 각각 한 표씩 부여되며 1사1표 원칙이다. 나머지 60%는 회비분담금 비중에 따라 차등 배정하는 비례 의결권을 반영한다.
때문에 분담금을 많이 내는 대형 증권사들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지만 2017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자산운용사들의 영향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더구나 자산운용업계가 전체 협회 회원사의 75%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의 표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즉 이들이 뜻을 어디로 모으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 결과 자산운용업계 역시 나 신임 협회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세 명의 후보 중 유일한 자산운용업계 출신인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의 득표율이 15.0%에 그쳤기 때문이다. 신성호 전 IBK투자은행 사장은 8.7%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나 신임 협회장이 지난 2017년부터 협회 회원 이사를 맡으며 회원사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대신증권 사장 취임 이후 자산운용사와 저축은행 인수를 비롯해 부동산자산신탁 출범 등 여러 업권에 대한 경험과 네트워크 형성이 이번 투표에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나 신임 협회장은 당선 직후 “금융투자협회장의 소명을 맡게 돼 영광스러운 동시에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자본시장이 한 차원 더 성장하고 금융투자업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소통하며 직면한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두 발로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과 업계 발전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성장과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자강불식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