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251/art_15768067743179_0f98de.jpg)
[FETV=김현호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1위 기업인 제주항공이 LCC 5위 기업인 이스타항공을 품는다. 양사는 이달 31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다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이번 인수는 항공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LCC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그룹의 의도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51.17%(497만1000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695억원에 이른다. 인수 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지배하는 1대주주로 올라서며 이스타홀딩스는 2대주주로 남게 된다. 이스타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던 이상직 전 이스타항공 회장의 두 자녀가 이스타홀딩스의 전체 지분을 나줘서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6일부터 실사를 시작하며 내년 1월9일까지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심사와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되면 제주항공은 1대주주로써 이스타항공을 지배하게 된다.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을 매각하는 이유는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다.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가 모두 침체기에 빠졌다. 특히 휴가와 방학으로 성수기를 맞이해야할 3분기가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3분기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LCC 2위 기업인 진에어도 131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이스타항공도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또 공격적인 경영이 빛을 보지 못했다. 사측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보잉 737맥스 항공기를 도입했지만 보잉기가 잇따라 추락사고를 일으켜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화비용 증가와 일본 물매운동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해 휘청거렸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부터 비상경영까지 시작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가 완료되면 LCC 1위 기업으로 독주한다. 양사의 합산 국제선 분담률은 44.8%에 이른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제시한 금액은 1조5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항공업계는 산업구조 개편이 본격화 되고 있는 모양세다. 제주항공의 인수와 더불어 국적항공사 2위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이 예고됐다. 이달 크리스마스 전후에 양사는 SPA를 실시한다.
항공업계는 또 다른 인수합병이 예고된 상황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통매각‘ 원칙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된다. 매각이 완료되면 사측의 지배구조는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순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HDC)의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는 증손회사(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HDC그룹은 10조원 규모의 부채를 떠 앉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개선을 시켜야 한다. 따라서 사측이 에어부산을 다시 매각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 전반에 걸친 경기 불황으로 M&A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아시아나항공의 부침이 지속된다면 HDC현대산업개발이 2년 후 에어부산을 다시 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