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송현섭 기자] 3040미혼자들이 혼자 부모를 모시는 부담 때문에 기혼자들보다 부모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에 더 많이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싱글이 지난 1년동안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은 암보험과 실손보험, 종신보험 등 순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3040 싱글의 보험소비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1일부터 5월10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과 5대 광역시 거주 만 30세에서 49세까지 미혼 남녀 2665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FGI(Focus Group Interview, 심층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3040미혼자는 왜 ‘부모 보험’에 많이 가입하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기혼자들이 가입한 보험건수 비중은 본인 60.3%를 포함해 배우자 22.4%, 자녀 15.2%로 높았다. 반면 미혼자의 경우 본인 피보험자 비중이 91.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부모를 피보험자로 한 미혼자 계약건수 비중이 7.8%에 달해 2.1%인 기혼자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미혼자들에게 가중되는 부양부담 때문에 ‘부모 보험’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부모 보험에 가입하는 미혼자들은 FGI조사에서 확인됐다. 30대 미혼남 A씨는 부모의 간병문제로 가족간 갈등사례를 보며 부모 보험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답했다. 40대 미혼녀 B씨는 독립해 살다가 부모의 건강문제로 함께 살게 되면서 보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3040싱글이 부모 보험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암보험으로 전체의 19.3%에 달한다. 또한 종신보험 18.0%, 실손보험 15.2%으로 뒤를 이었다. 4.0%의 간병보험 비중 역시 1.!%에 불과한 기혼자보다 높아 싱글들이 부모를 부양하려는 의식이 많다는 것을 입증했다.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윤성은 연구원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화와 비혼화가 진행된 일본 사례에선 미혼자들의 걱정은 결코 기우(杞憂)가 아니다”라며 “부모를 돌봐야 하거나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3040세대가 늘면서 부모 보험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일본 싱글들의 부모 부양 실태는 이번 조사결과와 비슷한 상황을 보여준다. 메이지 야스다 생활복지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인생 100세 시대의 생활에 관한 의식과 실태’ 보고서엔 고령화 및 비혼화가 동시 진행돼 부모를 돌보는 ‘싱글 개호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싱글 10명 중 7명이 부모 개호경험이 있고 이중 40%는 부모 부양문제로 이직이나 전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막상 본인이 치매에 걸린다면 개호해줄 가족이 없다는 응답이 50%, 모르겠다는 답변은 30%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의 중년 기혼남의 73%, 기혼녀의 64%는 돌봐줄 가족으로 배우자를 꼽았다.
■부모 보험에 대한 니즈는 암보험이 가장 많아
지난 1년 3040싱글들이 가입한 보험은 건수 기준으로 ▲암보험(19.1%) ▲실손보험(16.0%) ▲종신보험(12.8%) 등 순으로 조사됐다. 기혼자 역시 ▲암보험(16.4%) ▲실손보험(16.3%) ▲종신보험(11.7%) 순으로 싱글에 비해 암보험만 약간 적은 수준이었다. 이는 기혼자 가입보험에 어린이보험(9.6%)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반면 싱글들은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보험 가입비중이 11.7%로 9.2%인 기혼자보다 높았다.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 역시 기혼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FGI조사에서 3040싱글들이 종신보험에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혼남 C씨는 40대 초반까지 결혼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족 보장용으로 유지하다 결혼을 못하게 되면 연금으로 전환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사회적 추세에 따라 보험사들은 최근 출시하는 종신보험에 사망보장과 함께 노후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 연금 전환기능이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윤성은 연구원은 “3040미혼자들은 노후 리스크를 혼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사회에 진출하는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재무설계를 하는 것이 인생설계를 하는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