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정해균 기자]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조914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1조8368억원), 하나금융(1조2045억원)은 작년 상반기보다 4.1%, 7.5% 줄었지만 명예퇴직금 지급 등 일회성 요인을 빼고 보면 경상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많다. 우리금융(1조1790억원)도 충당금 등 특수요인을 빼면 경상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 회장 곁에서 그룹의 '곳간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받고 있다. 재무, 회계, 투자설명회(IR) 등을 총괄하는 CFO는 '금융지주의 얼굴'로 통한다. 4대 금융지주 CFO들은 흔히들 말하는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저성장 시대에서 사업 재편 및 투자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투자, 인수합병(M&A), 데이터 보안, 인사, 마케팅 등의 전략 기획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금융그룹들의 경영전략이 성장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여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신한금융의 유일한 유학파다. 1965년생인 류 부사장은 서울 경문고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 오랜 외국생활과 미 유학생활로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사장은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국제부, 뉴욕지점, 기획부츨 거쳤다. 2001년 신한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18년간 IR업무를 담당했다. 오랜기간 IR 활동을 하면서 쌓은 국내외 네트워크가 막강하다. 그는 지난 2011년 10월 세계적인 금융투자전문지인 미국의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II·Institutional Investor)로부터 최고 IR 담당자로 뽑혔다. II는 아시아의 50여 개 금융회사에 소속된 수백 명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운용담당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IR팀의 신뢰성과 정직성, 해당 산업에 대한 지식, 질문에 대한 답변의 깊이 및 질적 수준, 재무정보 및 공시자료의 투명도 등 6개 부문을 평가해 베스트 IR 담당자를 선정한다.
류 부사장은 2015년 신한금융 최연소 임원이 됐다.

◇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
김기환 KB금융그룹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CRO)을 거친 뒤 지난해부터 재무총괄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 우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KB금융 내 최대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는 허인 행장도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다.
국민은행은 1998년 장기신용은행과 합병을 단행했다. 입사 초기 신탁부서에서 근무하던 김 부사장은 합병 이후에는 재무부서로 옮겨 성과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KB금융 홍보부장, 국민은행 인사부장을 거쳐 2015년 KB금융 홍보총괄 상무로 승진했다. 홍보 활동은 물론 스포츠마케팅, 사회공헌, 소비자보호 등의 업무를 총괄했다.
2015년 국민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지주·은행 리스크관리 총괄 전무(2016년), 2018년 지주 재무총괄로 이동했다.

◇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CFO)은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꼽힌다. 1963년생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 학사와 같은대학 석사를 마쳤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이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생이다.
이후 1991년 외환은행으로 입행한 이후 재무, 기획업무(전략 경영)를 담당했다. 또한 2012년에는 IR팀장을 맡으면서 상당한 투자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박경훈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금융지주 임원 중 눈에 띄는 인물 중 한명이 박경훈 경영총괄기획 부사장이다. 2017년 글로벌그룹 상무로 박탈된 박 부사장은 1년 만인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맡았던 글로벌그룹장을 이어받았다.
그는 1962년생으로 4대 금융지주 CFO중 가장 나이가 많다. 서울 동국대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전략기획부 부장, 경영기획단 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은행 내 '전략통'이다.
박 부사장은 최동수-이석태-이성욱으로 이어지는 '미래전략단' 3인방과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은행과 우리종금 합병, 우리금융 지분 매각,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 합병 등의 주요 업무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