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식료품 가격 상승, 음식의 레저화, 1인가구의 증가와 같은 생활양식 변화로 일본 소비자들의 식탁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속적으로 의류와 주거 관련 소비가 감소해왔다. 그러나 식비는 줄지 않고 증가하고 있어 엥겔지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16년 엥겔지수는 25.8%에 달했다. 한 달 소비 지출은 28만 188엔으로 전년대비 1.8% 감소했다. 반면 식품지출은 7만 2934엔으로 1.5% 증가세를 보였다. 의류와 신발, 주거를 포함한 주요 항목에서는 지출이 줄었지만 '보건 의료', '교육', '식품'지출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까지 일본의 엥겔지수는 23%대에 그쳤다. 그러나 2014년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소비증세, 식품업체의 가격인상으로 인해 식품 단가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구 구성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최근 나타난 새로운 소비 패턴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종합연구소는 가구 구성원의 감소로 직접 재료를 사서 조리하는 것이 더 비효율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즐겁게 먹는 식사(음식의 레저화)'를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통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소비자의 생활이 어렵다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요리의 부담은 줄이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료품 구입 지출 증가로 인해 엥겔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상태다. 일본의 인구 감소와 함께 절대적 수치의 식료품 소비량은 줄었지만, 식생활과 지출규모의 변화는 새로운 사업기회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타난 일본 식품의 최신 트렌드는 '간단함, 편리함, 다양함'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간편성을 중시한 식품은 육아 중인 주부나 직장인, 1인 가구가 많이 찾는 추세다. 2017년 신제품으로 조리시간을 단축시킨 제품과 도시락용 제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닛신식품의 경우 '밀가루, 계란이 필요 없는 편한 튀김가루'를 출시했다. 기존의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튀김 음식의 조리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조리시간 단축은 물론이고 귀찮은 설거지 거리도 줄여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오토코마에 두부점은 '볶음 두부'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두부는 다시마국물로 밑간을 했고 볶아도 부서지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마루하 니치로의 'HOT or COOL 국물없는 탄탄면', 아지모토의 냉동식품 '오니기리 마루' 등 다양하고 간단한 식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건강함'과 '기능성'을 추구하는 식품들도 주목 받고 있다.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포함된 건강 기능 식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유산균 관련 상품이 웰빙식품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고메의 '야채생활 100 Smoothie 베리 스무디 두유 요구르트 믹스'는 설탕 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적인 단맛이 특징이다. 총 14종의 야채, 4종의 과일과 두유를 함께 발효시킨 요구르트 음료이다. 작은 한 팩에 하루 야채 권장량의 절반을 함유하고 있다.
미용과 건강을 위한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슈퍼푸드 제품 역시 출시되고 있다. 마루젠식품공업의 레토르트 잡곡수프 '세계의 수프로 먹는 슈퍼푸드'는 슈퍼푸드 퀴노아와 치아씨드, 아마란사스와 찰보리를 함유하고 있다.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의 증가와 함께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에스닉 식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에스닉푸드는 다양한 민족 고유의 음식을 말한다. 토우카이쯔케모노는 기간 한정 제품으로 '오이 큐 짱 파쿠치맛'을 발매했다. 파쿠치는 고수를 말한다. 일본에서는 이 파쿠치요리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주목 받고 있다.
미즈칸은 양파를 사용한 식초 '다마네기퐁'을, 아사히음료는 '우유로 즐기는 칼피스 부드러운 믹스베리'와 같이 지금까지 출시된 적 없는 새로운 맛의 상품을 출시했다.
일본 식품시장은 꾸준한 수요성과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 총 인구 감소로 인해 개인소비지출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식료품 관련 지출은 활기를 띄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일본 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한 고객들의 변화에 대응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맞벌이 부부와 독신 세대의 증가 트렌드에 따라 쉽고 편리한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또 저 출산 고령화로 건강식품에 대해 관심도 높아졌다. 현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신제품 차별화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참고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보고서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