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식품시장에서 아시아 식재료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코트라 노보시비르스크무역관에 따르면 아시아 음식은 지난 1990년대부터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 26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디스커버리 리서치 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2015년 러시아 내 아시아 식당 수는 4% 증가했고 아시아 음식 패스트푸드 전문점 수는 16% 늘어났다.
초기에 아시아음식은 고급시장을 타깃으로 진입했지만 2010년대 이후 식재료 수입이 증가하고 아시아음식 체인점들이 활발히 늘어나면서 가격대가 점차 낮아지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초반 중식과 일식 위주였던 러시아 내 아시아 음식 시장은 현재 한국, 베트남, 태국 전문 음식점들의 진출로 다양화됐다.
러시아 최대 레스토랑 그룹 로스인테르는 기존 스시, 롤 전문점 ‘플라네타 스시’ 외에 범아시아 레스토랑 체인인 ‘시카리’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리는 플라네타 스시의 기존 메뉴 20%에 나머지를 베트남, 태국, 중국, 인도식 메뉴로 구성됐다. 또 인당 평균 식사비용도 플라네타 스시보다 저렴하다.
스트로가노프 그룹 대표이사 레오니드 가르바는 “러시아 내 일식의 인기는 여전하고 스시 전문점에서는 음식 원가의 5배 정도로 판매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나, 신선식품, 냉장·냉동 식재료 관련 물류비용이 원가 요소 관련 큰 부분을 차지하고 신선도 또한 중요한 요소이므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러시아 중앙과 남부지역은 서부 주요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시아 식문화 발전 속도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컨설턴트 기업 레스트콘 실장 안드레이 페트라코프에 따르면 일식은 이미 러시아에서 대중화된 음식이고 최근에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범아시아 음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식당은 러시아 내에서 현재 포화상태인 반면, 범아시아 식당의 점포 수는 아직까지 적정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그동안 러시아 대부분의 일식당에서 생선을 수입해오던 것과 달리, 범아시아 음식점은 소스 및 양념류를 제외하고는 러시아 현지산 면과 고기 등으로 재료를 대체해 수입 의존도가 낮다는 이점이 있다”고 봤다.
또한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에서는 경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식재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빈도가 늘어나게 됐다”며 “관련 사업으로 아시아 식재료 소매업이 떠오르고 있고, 가장 인기 있는 재료는 간장이다”고 밝혔다.
일식 문화의 대표 식재료인 간장의 소비는 일식문화 확산에 따라 함께 증가했다. 일본의 대표 간장기업 키코만사가 유럽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며 대중화에 성공, 유럽 내 TOP5 소비시장인 러시아 내에서도 간장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코트라 관계자는 “러시아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간장 소매가 포지셔닝이 높기 때문에 최근의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시장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 러시아 내 최대 현지 생산업체인 소스트라의 성장으로 인해 간장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디스커버리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2015년에 러시아 간장시장의 86%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간장시장 내 최대 현지기업으로는 소스트라(Sostra)와 카타나(Katana)사가 있고, 해외기업으로는 키코만, H.J. 하인즈 컴퍼니, 영국 연합 식품(Associated British Foods)이 진출해 있다.
2000년에서 2015년도까지 러시아 간장 수입통계에 따르면 수입액은 약 10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2005년도부터 2010년의 기간 동안 간장 수입량이 급증했다. 이후 2010년부터 2015년 간장 수입량은 러시아 현지 생산으로 다소 감소했다.
러시아 내 다양한 아시아 식재료가 인기를 끌면서 일식은 물론 베트남, 한국, 태국 요리를 식재료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 기업 소스트라사에서 간장을 생산하고 있으며, 비르텍스(Virtex)사는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인)식 소스 생산에서 시작해 러시아 음식시장 트렌드에 발맞추어 범아시아 소스 생산으로 제품의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다.
코트라 노보시비르스크무역관 관계자는 “러시아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이 시장에 대한 진출도 고려할 만하다”며 “현재 러시아 시장의 성장세로 보아 앞으로도 범아시아 음식시장은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또 “일식의 주재료인 신선한 생선 공급의 어려움으로 한국 음식을 포함한 범아시아 음식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아시아 요리에 사용되는 양념을 수출하거나 러시아 현지 공장을 신설해 운송비를 절감하고 신선도를 높여 현지시장에 도전하는 사업이 전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원: http://marketing.rbc.ru, https://www.vedomosti.ru, http://shikary.ru/, http://planetsushi.ru/, https://www.dp.ru, http://marketing.rbc.ru, http://asiafood4u.ru, http://www.ozon.ru 러시아 연방 관세청, 러시아 연방 통계청 및 KOTRA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 자료 종합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