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민선 기자]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때이른 더위에 ‘폭염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고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냉방가전·빙과류 등이 들썩이고 있다.
선풍기를 생산·판매하는 신일산업은 대표적인 더위 수혜주로 꼽힌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일산업의 주가는 이달 41.2% 상승했다. 지난 21일에는 장중 2865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신일산업의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1.3%, 16.5% 증가한 605억원과 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풍기와 함께 가격이 높은 서큘레이터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컨 제조업체 대유위니아도 이달 13.8% 올랐다. 김민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김치냉장고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며 “에어컨, 제습기 등의 매출이 늘며 올해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빙과류·음료 종목인 빙그레 주가도 이달 1.4% 올랐으나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15일 이후로는 9% 상승했다. 또 빙그레는 빙과류 가격 정찰제와 바나나맛 우유 가격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9.8% 늘어나며 급성장했다. 2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와 내년 빙그레의 빙과 매출액이 전년대비 5%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과 가격 정찰제의 효과가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회복 노력 덕분에 수년간 확대됐던 아이스크림 할인폭이 줄어들고 있다”며 “주요 제품 가격 인상도 수익성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영복 제조업체 배럴의 경우에는 이달 5.7% 올랐으나 20일 이후로는 19.3%까지 상승했다.
이들의 주가 상승세는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위와 연관된 업체들이 일찍 성수기에 돌입해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청은 지난 15일 역대 가장 이른 폭염주의보를 내리는 한편 지난 20일부터는 폭염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24일 서울에는 올해 첫 폭염 특보(주의보·경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대표 수혜주인 여행주 주가는 주춤한 상황이지만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 여행주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바운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각각 36%, 35% 증가하는 등 고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은 49만명으로 사드 갈등이 시작된 2017년 3월 직전 대비 84% 수준까지 회복한데 힘입어 역대 4월 인바운드 수요(132만명) 중 가장 높았다"면서 "인바운드 회복 방향성은 2분기로 갈수록 더욱 짙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증권 업계는 ▲음료병을 생산하는 삼양패키징 ▲삼성전자 무풍 에어컨에 밸브를 공급하고 있는 에쎈테크 ▲실외기 일체형 에어컨을 만드는 파세코 ▲캐리어에어컨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오텍 등을 폭염 수혜주로 꼽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여름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테마주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폭염관련주와 여름 수혜주는 모두 계절성 단기테마주"라며 "펀더멘털을 갖추지 못한 개별 테마주에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단기급등한 종목은 그만큼 하락속도도 빠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