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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人文學


설탕이 없었다면, 지금의 커피도 없었다

  • 기자
  • 등록 2019.05.16 16:07:02
  • 수정 2019.05.16 16:07:13

 

[윤선해=후지로얄코리아 대표] 커피 생산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생소한 사람이 많을 텐데, 오늘은 설탕 만드는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설탕의 원료는 사탕수수다. 키가 4미터 정도 되는 수숫대를 잘라 끌고 온 다음 그것을 으깨서(사람 또는 기계가) 시럽을 만들고, 이를 큰 통에 넣고 끓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수숫대는 베면 바로 직후부터 굳어버리기 때문에 그 전에 빨리 운반해야 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 끓는 통에 넣어 작업을 마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플랜테이션이라는 대형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고, 이에 필요한 인력은 노예나 전쟁 포로들로 충당했다.

 

1500년대부터 본격적인 신대륙 탐험이 이어졌고, 사탕수수 재배가 가능한 비옥한 토지를 찾아 나서는 나라가 많았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세계 곳곳을 탐험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콜럼버스다. 그가 찾아간 곳 중 하나인 ‘히스파니올라(현재의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라는 섬에는 특히 거대한 설탕 플랜테이션을 만들어 지원과 정책이 아낌없이 실행되었다. 다른 섬들에도 유사한 과정으로 설탕 플랜테이션이 만들어져 가동되었고, 이후 몇 백 년간 아프리카인들이 자메이카나 아이티, 쿠바 등을 향해 대서양을 건너 끌려가게 되었다.

 

나폴레옹의 유럽 점령과 대륙봉쇄령 이후 설탕을 유럽으로부터 수입할 수 없게 되자, 남아있던 플랜테이션은 차차 커피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되었다. 17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 전역에 커피가 유행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게 되자, 유럽 강국들은 앞다투어 식민지에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다.

 

또한, 1700년에는 네덜란드가 자바에서 생산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더 많은 아프리카 흑인들이 서인도제도로 끌려와 커피농장에서 일하게 된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남미 국가들 역시- 독립하여 커피생산국으로 성공하기 전까지는- 식민지 지배를 받아왔고, 수많은 노예들이 끌려와 커피를 만들었다.

 

18세기 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해산되면서, 정부가 직접 자바와 수마트라의 대농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국도 남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커피재배를 하여 19세기 중반까지는 큰 성공을 거둔다. 이때 수세식 정제 방법이 도입되어 고품질 커피를 만들어냈는데, 다른 생두와는 다른 독특한 색의 커피를 ‘블루 자바’라고 불렀고, 이 커피가 바로 수마트라 섬 북서부의 만델린이라는 지역에서 만들어진 ‘만델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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