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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시장 분석12] 도미솔식품 "김치 고급화로 승부…학교에서 호텔까지 공략"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 전통발효식품으로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선정되며 전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지켜내기 위해 세계김치연구소(소장 박완수)에서 김치 시장과 산업에 대한 분석에 나섰다. 푸드TV뉴스는 김치 산업의 발전을 위해 세계김치연구소의 보고서를 중심으로 김치 시장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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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김치 하나만큼은 누구보다도 맛있게 담그던 박미희 대표는 지난 2005년 12월 프리미엄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황토에 숙성시킨 명품 김치를 만들기 위해 거액을 투자해 관련 설비를 갖추고 1Kg에 약 10만원에 김치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곧 본인이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박미희 대표는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지만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며 "김치를 맛있게 담근다는 자신감에 프리미엄 김치를 만들어 팔 계획을 수립했지만 황토 숙성을 위해 만든 공장은 위생 기준에 맞지 않아 다 뜯어내고 새롭게 설비를 해야 했고, 1Kg에 10만원을 주고 김치를 구매할 소비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비용 손실도 많았다. 사업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학교· 관공서, 고정 거래처 확보

2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박 대표는 지난 2007년 HACCP인증을 받고, 2008년 학교 급식을 시작으로 매출을 확대했다. B2B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 30억원을 달성한 도미솔식품은 현재 400여 개의 학교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다. 관공서 등 1천여 개의 업체에도 도미솔식품의 제품이 들어간다. 2016년은 프리미엄 PB제품의 OEM생산과 홈쇼핑 진출을 통해 판매 경로를 확대하고 있다.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며 탄탄한 강소기업이 됐지만 박미희 대표는 매일 위생복을 입고 공장에서 근무한다. 박 대표는 도미솔식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품질만큼은 절대 타협 하지 않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박 대표는 “2005년도에 회사를 창립한 이래로 ‘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았고, 유통도 영업도 몰랐지만 좋은 김치를 만드는 것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김치를 어떻게 자르냐에 따라서 제품의 원가가 달라지고, 김장 속을 버무리는 정도에 따라서 맛의 차이가 낫다"고 말했다.

작은 부분 하나를 놓치지 않도록 직접 현장에서 품질을 관리한 것이 명품 김치가 탄생한 비결이었던 셈이다.

도미솔식품은 고집스러운 품질 관리로 B2B시장에서 다양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학교 급식 시장을 시작으로 병원, 축구국가대표팀 등 좋은 품질의 김치가 아니면 입점이 어려운 거래처를 뛰어난 품질만으로 확보했다. 파주NFC의 축가국가대표팀의 경우 해외원정을 갈때도 도미솔식품의 김치를 공수할 정도로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현재 1천여 개의 거래처에 김치를 납품하는 도미솔식품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품질 관리를 통해 최고의 김치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조선호텔 피코크김치 자료:세계김치연구소
조선호텔 피코크김치 자료:세계김치연구소

학교급식 매출 정체후 홈쇼핑 채널 공략

2013년 학교 급식 시장 공략이 성공을 거두며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지만, 그 이후로 매출이 정체됐다. 이때 박 대표는 학교 급식 시장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판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2014년부터 홈쇼핑 진출을 타진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

홈쇼핑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2015년 기회를 잡게 됐다. 경기도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지원을 받아 공영홈쇼핑에 방송을 하게 됐고, 방송 40분 만에 1억 1천200만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공영홈쇼핑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다양한 홈쇼핑 채널에 진출을 모색하게 됐다.

박미희 대표는 “아무리 품질이 좋은 김치를 만든다고 해도 중소업체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소비자는 제품 그 자체를 보고 품질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품질의 판단 기준이 된다. 따라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중소업체의 경우 대기업 대비 적은 자원으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 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홈쇼핑에 입점할 수만 있다면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 등 중소업체에게 입점이 유리한 홈쇼핑엔 모두 입점이 되자 이번엔 신세계 홈쇼핑으로 눈을 돌렸다. 신세계 홈쇼핑에서는 도미솔식품은 인지도가 낮고, 중소업체에서 제조한 식품이라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입점을 거절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신세계 홈쇼핑 입점은 영업 본부장의 역할이 컸다. 영업 본부장은 한 달을 쫓아다니며 입점을 위해 노력했다. 결국 신세계 홈쇼핑의 임원들은 도미솔식품에서 제조한 김치를 직접 구매해 취식한 후 그 맛에 반해 입점을 결정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첫 회 방송에 목표 대비 219%의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홈쇼핑 채널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품질 외에도 용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차별된 가치를 제공한 것이 유효했다. 도미솔식품은 ‘도미솔 통통 김치’라는 컨셉으로 김치를 통에 담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일반적으로 김치를 구매하게 되면 김치가 비닐에 포장돼 있어 제품의 보관을 위해서는 김치를 꺼내 다시 통에 담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도미솔 통통 김치를 구매하게 되면 비닐에서 통으로 김치를 옮기는 수고 없이 바로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김치의 뛰어난 맛과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용기 차별화로 인해 홈쇼핑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홈쇼핑에서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 월 4천만원 이상이 온라인 채널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향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온라인 채널의 매출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조선호텔 피코크 김치 OEM 생산

대기업 OEM생산은 양날의 검과 같다. 한번 계약하게 되면 일정 수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마진이 적어 수익이 남지 않거나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미솔식품에서 생산하는 OEM 브랜드는 일반적인 OEM 제품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이마트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프리미엄 PB(유통점 브랜드) ‘조선호텔 피코크 김치’이기 때문이다.

조선호텔 피코크 김치는 김치를 많이 먹지는 않지만 맛있는 고급 김치를 선호하는 젊은 주부를 타깃으로 해 일반 김치 제품보다 고가에 포지셔닝 했다.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OEM 생산을 하는 도미솔식품도 합리적인 마진이 보장된다. 결과적으로 OEM 생산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호텔 김치를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판단됐지만 계약 체결이 쉽지는 않았다. 15억원의 거금을 투자해 조선호텔 김치를 제조하기 위한 전문 설비를 개발해야 했다. 그리고 공장 실사는 조선호텔 사장이 직접 방문해 모든 제조 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였다. 박 대표는 큰 금액을 OEM 생산에 투자하는 것이 부담이 됐지만 추후 프리미엄 김치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조선호텔 피코크 김치의 매출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며, 올해는 약 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박미희 대표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많은 중소업체들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잘하는 부분마저 평범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업체는 대기업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 부족한 부분을 걱정하기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해 지속적으로 차별화 시키고,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도미솔식품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 경영이다. 현장 경영을 통해 원가는 줄이면서 최고 품질의 김치를 만드는데 집중해, 지속적으로 품질의 우위를 보유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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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