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서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2차 상법 개정이 주주권 보호 강화 신호를 주며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촉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FETV는 앞선 상법 개정의 효과와 쟁점을 짚고 이어질 3차 상법 개정 논의가 기업과 자본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짚어보고자 한다. |
[FETV=이건혁 기자]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가 제도화된 데다 정부도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2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주식 소각 예정금액은 28조3000억원이다. 19일까지 추가적으로 공시한 내용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28조4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소각 규모인 30조원의 94.7%다. 2024년 연간 규모가 12조2000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련 공시도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나온 주식소각결정 공시는 총 8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건보다 118.9%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3차 상법 개정이 꼽힌다. 개정안은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이달 6일 발효됐다. 개정안에는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속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면 이사회가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수립한 뒤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부여 등 일부는 예외로 인정된다.
기업들도 곧바로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회 본회의 통과 시점부터 이달 10일까지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은 48개사, 규모는 6조9790억원으로 파악됐다. 주요 지주회사들도 이달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했다. SK와 두산, 한화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올렸고, CJ는 ‘자기주식 보유 또는 처분에 관한 규정 신설’ 안건을 포함했다.
기존 보유 자사주 역시 소각 의무화 대상이다. 다만 6개월 유예기간과 1년 이내 소각 의무를 감안하면 실제 이행까지는 최대 1년6개월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개정안 통과 직후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시장에서는 제도 변화의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의 정책 기조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중복상장 원칙 금지와 기업가치 훼손 행위 방지, 저PBR 기업 리스트 공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충돌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제도 개선이 중장기적으로 증시 체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 방안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증시 호황 흐름 속에서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