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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유한양행 100년] ②사업구조 '생산·유통→신약개발', R&D 투자가 이끈 체질개선

중앙연구소 강화로 시작된 연구개발 기반 구축
이정희 전 대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도입

[편집자 주] 1926년 창립된 유한양행이 2026년 100주년을 맞았다.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애국애족’ 정신에서 출발한 유한양행은 전문경영인 체제, 사회 환원 경영, 그리고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전환까지 국내 제약 산업의 성장 과정 속에서 주요 변화를 함께 겪어 왔다. 이에 FETV는 유한양행의 100년을 관통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자 한다.

 

[FETV=이건우 기자]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 기능은 생산·유통 중심 사업 구조 속에서 점진적으로 변화돼 왔다. 현재의 신약개발 체계는 단계적인 조직 개편과 투자 확대가 누적된 결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오랜 기간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해 왔다. 의약품을 자체 생산하거나 외부에서 도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전략이었다. 이 시기 연구개발은 제품 생산과 품질 개선을 지원하는 역할에 머물렀으며 신약 개발을 위한 조직이나 투자는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1990년대까지 유한양행이 생산·유통 중심 제약사로 분류되는 배경이다.

 

 

연구개발 기능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전후다. 글로벌 제약 산업이 연구개발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유한양행도 변화에 나섰다. 중앙연구소 기능을 강화하고 연구 인력을 확충하며 자체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외부 도입 중심 구조에서 내부 연구를 병행하는 구조로 전환된 시점이다.

 

이 시기 변화는 단순한 조직 확대에 그치지 않았다. 연구개발을 별도의 기능으로 분리하고 역할을 구분하면서 신약개발을 위한 기초 체계를 구축했다. 기존 생산과 연구 기능이 혼재돼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 연구개발 중심 조직으로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2010년대에는 연구개발 체계가 보다 구체화됐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사업화로 이어지는 단계별 구조가 정리되며 신약개발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사업개발(BD) 기능이 강화되면서 연구 성과를 외부로 연결하는 구조도 마련됐다. 자체적으로 발굴한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해 임상과 상업화를 진행하는 기술이전 방식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 전략 전환에는 경영진의 역할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회사를 이끈 이정희 전 대표 체제에서 변화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시기 유한양행은 기존의 유통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신약 연구개발을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외부 바이오벤처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외부 기술 도입과 공동 연구를 병행하며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구조를 확대해 왔다.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과 초기 단계부터 협력하거나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내부 연구 조직은 후보물질 검증과 개발 방향 설정을 맡고 이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을 통해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진행하는 구조로 이어졌다. 연구, 외부 협력, 기술이전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시에 기술이전을 통해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을 확보할 수 있어 연구개발 투자 회수 구조를 일부 확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됐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2014년 약 580억원에서 2020년 2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하며 연구개발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두 자릿수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연구개발 체계는 실제 신약 성과로도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2018년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며 연구개발 성과를 가시화했다. 이후 해당 물질은 임상 개발을 거쳐 ‘렉라자’로 상업화되며 글로벌 시장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을 유한양행 연구개발 전략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내부 연구와 외부 협력, 기술이전이 결합된 구조가 실제 신약 출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 기능은 생산 중심 구조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현재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갖춘 상태라는 평가다

 

향후에는 이러한 연구개발 체계를 기반으로 신규 파이프라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제시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과 해외 라이선싱 확대,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인적·재정적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