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공정한 거래와 상생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난해 각 산업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재로 협력업체 안전 관리를 비롯한 거래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FETV가 하도급법 공시를 통해 산업계 전반의 하도급 대금 결제 실태를 짚어봤다. |
[FETV=이신형 기자]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그룹 비금융 상장사들의 하도급 결제 대금 구조를 분석해본 결과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계열은 단기 지급 중심 구조를 유지한 반면 철강·물류 계열은 중장기 지급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반기와 대비해 일부 계열사의 지급 속도는 개선됐지만 업종별 결제 기간 차이는 여전히 상이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차그룹 상장사는 총 12개사다. 이 가운데 금융 계열을 제외하면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 등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비금융 상장사는 총 11개사로 집계됐다.
먼저 지급 규모 측면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순으로 각각 1조7885억원, 1조6386억원, 1조4271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는 지급 규모를 보였다. 완성차를 기반으로 전장용 부품, 물류, 건설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한 그룹 구조 특성상 협력사 규모 역시 업종별로 분산돼 있는 모습이다.
현금 지급의 경우 그룹 계열사 전반적으로 현금성 결제율 100%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금 결제율 역시 전반적으로 100%에 가까웠으나 현대제철은 63.08%, 현대로템은 11.01%로 상대적으로 낮은 현금 결제율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전 반기인 지난해 상반기 27.95%에서 11.01%로 하락하며 현금 지급 비중이 크게 줄었다.
지급 속도에서는 완성차 계열의 단기 지급 구조가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10일 이내 지급 비중이 69.2%, 76.1%를 기록해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15일 이내 지급 기준으로 보면 기아는 사실상 대부분의 협력사 대금을 단기간에 지급하는 구조가 확인됐다.
반면 철강과 물류 계열은 지급 기간이 상대적으로 장기 지급 관행을 보였다. 현대제철은 16~60일의 중장기 지급 비중이 95.05%로 높았다. 전 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 지급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류 계열인 현대글로비스 역시 16~60일 사이 지급 비중이 58.64%로 비교적 중장기 지급이 비중이 높았다.
이외에 전장용 부품 계열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의 경우 계열사 가운데 가장 신속한 지급 관행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11~15일 지급 비중이 51.45%로 가장 높았고 10일 이내 지급도 41.83%를 기록했다. 현대위아와 이노션은 10일 이내 지급 비중이 각각 97.98%, 97.13%로 그룹 내에서 가장 높아 초단기 지급 체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 역시 10일 이내 단기 지급 비중이 87.44%로 높았으나 0.01%의 60일 초과 지급이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이에 “지급기간 60일 초과 지급된 건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지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초과지급이 발생하며 계열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아쉬운 지급 사례로 남았다.
분쟁조정기구 설치 여부에서도 일부 차이가 확인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등 주요 9개 계열사는 기구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현대위아와 현대비앤지스틸은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공시됐다. 하도급 분쟁조정기구는 협력사와의 대금 분쟁을 내부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장치로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협력사 대응 체계 측면에서는 중요한 장치로 평가된다.
결국 전반기와 비교해 지급 속도는 일부 개선됐지만 업종별 결제 속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완성차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전장용 부품사들의 경우 협력사 공급망 안정성을 고려해 단기 지급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