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중동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의 대응 전략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외 현장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상황 점검에 나서는 한편, 원전·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서 주요 플랜트와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중동 긴장이 빠르게 높아지자 회사는 현지 프로젝트별 공정 운영과 안전 관리 상황을 점검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요 해외 현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현지 정세 변동 가능성을 고려해 인력 안전과 물류 흐름 등을 중심으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해외 현장 공정 관리’에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손익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이나 군사 충돌과 같은 상황은 계약상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발주 일정 지연’이나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화’가 건설사의 사업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지역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지정학적 변수에 대한 대응 전략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현대건설은 이미 사업구조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주택과 산업플랜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 리더(Energy Transition Leader)’ 비전을 제시하고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원전과 태양광·해상풍력 등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에너지 기업 Fermi America와 대형 원전 건설 관련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도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중동 중심 EPC 사업 의존도를 완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시장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사업 기반을 다변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등 핵심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택 부문의 실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구조다.
해외에서는 중동 플랜트 외에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중심의 개발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협력해 지분 투자형 개발 사업을 병행하는 등 수익 구조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두고 ‘주택·에너지·해외개발’로 이어지는 삼각축 포트폴리오 구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리스크와 같은 외부 변수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공정 관리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가능성도 있다”며 “현대건설이 추진 중인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 전략이 실제 수주와 실적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해외 각 현장과 본사 간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임직원과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의 출장과 휴가 등 이동도 전면 제한하는 등 안전 관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