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업 계열사 한섬이 지난해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는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하고 해당 조직을 경영전략담당 산하 ‘팀’으로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흡수합병 이전 뷰티사업담당을 대표 직속으로 편제한 것에 비하면 격하된 모습이다.
최근 한섬이 공시한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흡수합병한 한섬라이프앤을 경영전략담당 산하 ‘뷰티사업팀’으로 위치시켰다. 조직도로 보면 대표-경영지원본부-경영전략담당-뷰티사업팀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섬은 2020년 한섬라이프앤(옛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리고 2021년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한섬에 흡수합병되기 직전인 2024년 한섬라이프앤은 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순손실이 누적됨에 따라 자본잠식이 심화됐다. 2024년 말 기준 자본은 마이너스(-) 116억원을 기록했다. 한섬라이프앤의 재무가 악화되는 가운데 모기업인 한섬은 대표 직속 조직으로 뷰티사업담당을 신설하면서 향수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2024년 한섬라이프앤을 한섬의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전까지 한섬은 한섬라이프앤 지분을 51%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4년 나머지 주식까지 모두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100%로 상승시켰다.
이를 보면 화장품 사업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지만 자본잠식에 있는 한섬라이프앤을 독립법인으로 남겨둘 수는 없기 때문에 모기업인 한섬에 흡수합병시킨 것으로 보인다. 흡수합병 이후 기존 뷰티사업담당과 한섬라이프앤 조직이 합쳐지는 등의 개편이 이뤄진 양상이다.
다만 대표 직속에서 경영지원본부 아래 경영전략담당 산하 ‘팀’으로 이동 배치됐다. 이전 대표 직속의 ‘뷰티사업담당’에서 팀 단위로 격하된 모습이다. 경영전략담당에는 브랜드전략팀, 경영관리팀, 전략기획팀, 경영개선팀, 신사업T/F, 패션정보파트 등이 편제돼 있다.
이와 단적으로 비교되는 조직이 해외패션사업본부다. 한섬은 2017년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수입브랜드의 국내 판매를 본격화했다. 2022년 정기인사에서 삼성물산 출신인 박철규 전 사장을 영입하면서 해외패션 담당 조직을 ‘부문’으로 격상시켰다.
2024년 말 기준 한섬의 조직도를 보면 해외패션부문은 박철규 전 사장이 이끄는 별동대와 같은 운영체계를 지니고 있었다. 대표를 중심으로 이어진 조직구성과 달리 박철규 전 사장이 운영하는 별동대와 같은 성격으로 구성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운영체계는 박철규 전 사장이 지난해 말경 퇴임하면서 없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조직도에서 해외패션부문은 ‘본부’로 변경된 후 대표 직속의 상위 조직으로 위치했다. 그만큼 해외패션사업에서 창출되는 매출 규모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IR자료에 따르면 국내·해외 고가 브랜드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화장품은 해외패션사업과 같은 규모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본부’가 아닌 ‘팀’ 단위로 구성된 양상이다. 경영전략담당 내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사업전략을 새로 수립할 가능성이 크다.
한섬 관계자는 이러한 조직 구성에 대해 “주력사업과는 상이한 신규사업에 대해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