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BNK금융그룹이 주주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사회가 경영진에 과도하게 우호적으로 구성되는 것을 경계하고 주주 권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손질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앞둔 가운데 BNK금융은 주주 참여 확대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에 선제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해당 TF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 등이 주요 논의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BNK금융은 오는 15일 BNK부산은행 본점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주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 여부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BNK금융 이사회에는 사외이사 7명이 포진해 있으며 이 가운데 6명의 임기가 오는 3월31일 만료된다. 이사회 재편을 앞둔 시점에서 주주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연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논란을 정리하고 이사회 운영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는 만큼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이 지배구조 신뢰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행동주의 하우스인 라이프자산운용은 BNK금융지주에 주주 추천 이사제 도입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12월14일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해 이사회 구성 과정에 주주 참여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제33조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는 이사 선임을 제안할 수 있는 주주제안권을 법적으로 보장받는다. 이는 일반 상장사에 적용되는 상법 기준(1% 이상)보다 문턱이 10배나 낮아 소수 주주라도 충분히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이러한 법적 권리 및 취지를 바탕으로 독립성을 확보한 이사회가 차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절차가 시장 신뢰 회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BNK금융 지분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는 롯데쇼핑, 국민연금, 협성종합건업, 라이프자산운용 등이 있다.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주주 추천이 가능하지만 최종 후보 결정권이 임추위에 있는 현 구조로는 주주 추천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지분 3% 이상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그대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야 한다"라며 "이는 상법이 보장한 주주의 권리를 BNK금융의 주주 구성에 맞게 한 단계 진전시키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iM금융·JB금융 등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주주 추천 제도를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iM금융은 2018년부터 주주를 대상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고 있다. 추천된 예비 후보자는 외부 인선자문위원회의 평가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사외이사 통합 후보군으로 선정·관리된다.
JB금융은 2023년부터 도입했으며 마찬가지로 6개월 이상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고 있다. 추천된 후보는 J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결의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관리된다.
BNK금융 관계자는 "주주 간담회에서 주주와 이사회가 토론을 거친 뒤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